경찰, 후속열차 기관사 조사..사고 경위 확인
  • ▲ 2일 오후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한 물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2일 오후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한 물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후속 열차 기관사인 엄모(46)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엄 씨가 입원한 국립의료원을 찾아 사고 당시 상황 및 충돌 직후 실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고 직전 열차 진행 혹은 정지 여부를 표시하는 신호기가 적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선행열차가 고장 등 원인으로 선로에 멈춰서 있다면 신호기 3개가 후속 열차를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로 표시돼야 하는데, 사고 당일엔 '진행·진행·정지'로 표시돼 있었다는 것이다.

    엄 씨는 "곡선 구간을 도는 순간 빨간 불이 보여 바로 비상제동을 걸고 조금이라도 더 멈추기 위해 보안제동까지 걸었다"며 “빨간 불을 보고 지체 없이 비상제동을 걸었다. 기관사라면 본능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상제동을 걸었을 때 열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68㎞였고, 비상제동 후 128m를 더 가서 시속 15㎞ 상태에서 선행 열차와 추돌했다는 것이 엄 씨의 증언이다.

    그는 추돌 후 가장 가까운 칸에 가서 승객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엄 씨는 "승객들이 많이 넘어진 상태였다"며 "저만 괜찮으냐고 묻는 게 아니고 승객들도 저한테 '아유, 다친 데 없느냐'고 물어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이날 엄 씨 조사와 더불어 병원에 입원 중인 부상 승객 24명을 찾아 사고 전후 상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 메트로 본사 관제센터와 상왕십리역 역무실, 군자차량기지 등 3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지하철 운행일지와 지령녹음파일, 상황일지, CCTV, 블랙박스 등의 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품 분석을 통해 서울시가 사고원인으로 직접 발표한 신호운영체계 오작동 이유와 더불어 사고 후 구호조치여부, 기관사 과실, 종합관제소의 역할 등을 조사한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사 엄 씨를 포함해 사고 관계자의 진술을 종합한 중간 수사 결과를 오는 6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