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영 “中 대외정책 더욱 강경해진다”

    "다음 정부에도 그렇고 원칙이 서야한다.
     대외 외교 면에서도 국내정치에 휩쓸리다 보니 아젠다를 못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보이고 해야 한다.
     판단을 잘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중국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현오 /객원 기자, 칼럼니스트

      "중국의 1차적 목표는 강대국이고, 외교목표 또한 미국과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코가 꿰어 있고 얽혀 있어서 (크게) 싸우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과 계속 같이 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국은 안보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미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대놓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럴 필요 없다. 우리가 중국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이유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왔다갔다해서 그렇다. (한미동맹 관계를) 속으로 갖고 있으면 된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표면적으로 왔다갔다하는 모습 보일 필요 없다.
     우리도 괜찮은 상황에 와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년째 출범과 맞물려 한중관계에 있어 중국은 박근혜 정부와는 과거 박정희 식 경제발전에 향수를 갖고 있고 높이 평가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과거와 같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한중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중국관계 전문가가 강조했다. 

     한미관계는 오랜 동맹관계 위에 발전을 계속 해나가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미국에만 절대적으로 가깝다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  중국문제 시사전문가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주임교수인 강준영 교수는 3월6일 (사)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제645차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이같이 제언했다.

     '시진핑 체제의 대외관계의 변화 및 미일북정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강 교수는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중국은 국내적으로는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통해 국민통합과 합법성을 내보이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막강한 힘 과시로 그 핵심이 '나도 질서를 만드는 것임을 보인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중국이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대한민국과 연계해 "문제는 서해지역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을 때다. 한․중 양자관계의 문제이고 무리해서 하지는 않겠지만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남사군도 등 이 지역에서의 영토문제에 한치의 양보가 없는 데다 지난해 11월 이어도가 포함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 등은 관할권 안착에다 대외적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질서의 제정자가 될 수 있으니 참견하지 말라는 식'이라며 그만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중국도 고민이다. 그래도 중국은 아직도 북한이 전략적 자산이라 생각하고 있고, 정책 결정자들도 북한의 효용성을 인정하기에 일정부분 북을 감싸고 있으며, 북한도 그것을 알기에 사고(핵실험, 미사일 발사, 고위인사 처형 등)를 쳐도 막아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한 지원실태를 따졌다.

     때문에 "중국은 북에 대한 영향력과 함께 지금까지 준 게 있어 포기할 수 없다. 남북통일을 반대하지 않고, 당사자가 협의해서 하라고 하는 게 중국의 입장이고, 이렇게 있는 게 좋겠다는 게 현 단계 중국이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중국은 현실적이고 민족주의 색채를 강조할 것이다. 시진핑이 권력을 완전히 가지게 되면 시진핑 식 시스템으로 갈 것으로 본다. 힘이 들겠지만 우리가 해야할 것을 중국 정부에도 정확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외교전략 입장을 피력했다. 

     더불어 '원칙' 있는 역할론을 주문했다. "다음 정부에도 그렇고 원칙이 서야한다. 대외 외교 면에서도 국내정치에 휩쓸리다 보니 아젠다를 못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보이고 해야 한다. 판단을 잘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중국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는 덧붙여 중국 관련 전문가들이 관계기관에 그만큼 포진하고 있지 못한데 대해 중국의 지인들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강 교수는 "군사력 지출 규모도 세계 2위의 중국은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와 중이 신형 대국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사실을 들고는 "그러나 아직도 미국은 미․중이 신형 대국관계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또 "중국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가 격랑에 처하고, 아베 일 정권의 군국주의화까지 염두에 둔 자극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보시스템으로 얘기하면 한미동맹 강화다"면서 그럼에도 스텐스가 고민이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더불어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국방비를 10퍼센트 이상 올리고 해군력도 증강하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이어도'도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지만 만약 서해에 선포할 경우 영해 12해리 EEZ(배타적 경제수역) 200해리를 선포해 우리 쪽까지 넘어오면 한미작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서해에서의 한미연합훈련 계획을 중국이 크게 반대할 사실을 든 뒤 "앞으로도 마찰은 심각하다. 우리가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문제는 시진핑 체제가 작년부터 국내문제보다 대외문제에 강경 입장"이라고 최근 변화 추이 등을 짚었다. 

    이현오(칼럼리스트 / 객원기자, 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