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정상회담, "日, 전향적 모습 보일 때 만날 수 있어"
  • [브뤼셀=안종현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적 꼼수]로 한일 정상회담 분위기를 만들려는 일본을
    단단히 혼쭐냈다.

    [일본 스스로가 바뀌지 않는 한 만날 일 없다]
    분명한 입장을 전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서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인
    한-EU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본부에서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 및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본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 이후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본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 이후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Q. 일본 마이니치 신문 기자 :

    지역문제 관련 질문이 있는데.
    오늘 사실 언론성명서를 보면 세 분이 모두 강조한 것으로 안다.
    대화의 중요성 굉장히 강조했고.
    안보와 평화 동아시아 문제가 중요하다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인터뷰로 이런 말을 했다.

    사실 우리 아베 총리와는
    여러 가지 위안부 여성들의 문제 관련해서 있어서
    회담을 갖지 않았는데
    그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타협점 찾을 수 있다고 보나.


     

    A. 朴대통령 :

    일본과의 관계는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 아니라
    자꾸 이렇게 역사인식에 대해서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부 지도자들 때문에

    한국 국민들은 계속해서 상처를 받고 있다.

    어떤 정상 간에 회담을 할 때에는
    양쪽의 나라, 국민들이
    정상회담을 통해서
    뭔가 더 두 나라 관계가 좋아지고

    뭔가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더 실망해서
    두 나라 관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보다
    더 악화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런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서 
    [그것은 문제될 게 없다. 과거 그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
    이런 입장이라면 회담을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해 우려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이)뭔가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때,
    회담이라는 게 두 정상이 만나는 것뿐 아니라,
    역사문제에 관련한
    마음의 상처 받고 있는 국민의 전체 마음이
    정상에게 같이 실려야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보람 있게 나올 수 있지,
    국민 생각과 정상회담 결과가 동떨어진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일본 지도자들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이번 발언은
    박 대통령의 대일(對日) 발언 중
    상당히 높은 수위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연이어 만나며
    주변 4강 중 유일하게 아베 일본 총리만 만나지 않고 있다.

     

    자존심이 상한 일본은
    박 대통령의 국제행사마다 따라다니면서
    [왜 만나주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이를 국제 사회의 이슈로 만들려고 했다.

    실제로 일본 취재단은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을 밀착취재하면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국빈 초청]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본은 만나달라고 하는데 감정 때문에 만나주지 않는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속내로 보인다.

    한-EU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가 이 같은 질문을 던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본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 이후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본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 이후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일본 기자에 앞서
    우리 측 기자가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에
    던진 질문과 답변을 보면
    이런 측면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Q. 한국 측 기자 :

    바호주 위원장에게 질문 드린다.
    며칠 뒤면 일본 방문을 하는 걸로 안다.
    한국과 일본관계가 좋지 않다.
    일본 지도자들이 과거에 대해서 반성이 없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 입장은 어떠한가?


     

    A. 답변 :

    사실 유럽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달에 일본 회담이 도쿄에서 예정돼 있고
    중국과의 회담도 예정돼있다.

    아시아 3개국은 지역 안보 번영 위해 중요한 3개국이다.

    유럽 연합의 경우 3개국 협력을 적극 지지하고
    공동 이해관계 위해서 노력할 거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물론 중요한 유럽연합의 파트너다.

    양국 모두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고
    앞으로 나아가서는 양국 간의 문제 해결하는데 있어서,
    양자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분쟁문제에서 봤을 때
    개별적인 영토문제에 대해선 저희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고,
    조만간 보다 UN헌장, 국제적 규범에 따라
    빨리 해결돼 협력 도모하길 바란다.


    EU 입장에서는
    한중일 세 나라가 다 소중한 파트너이니
    [서로 싸우지 말고 좋게 좋게 해결하라]는 내용이다.

    일본 기자의 질문 의도도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 양보해서 좋은 협력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는 식의 발언을 유도해
    [박근혜 대일 정책 유연해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길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EU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교도통신의 7일자 보도 내용이다.


    EU가 한국-중국과의 긴장관계를 풀기 위해
    일본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달라고도 촉구할 예정이다.

    아시아는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서로 의존하면서도
    안보와 지역 문제에서는 큰 긴장감이 있는 모순적 특성이 있다.

    이 같은 긴장이 외교적으로 풀릴 수 있도록 하는 지역 구상이 검토되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일본 군국주의 역사 비판에 대해서도
    아시아 국가들이 차이를 외교. 정치적 방법으로 다루기를 희망한다.


  • ▲ 서유럽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서유럽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의 이런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고,
    더욱 강력한 발언으로 일본에게 한방 먹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