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를 키워내는 교육으로 도와줘야
  • ▲ ⓒ'아프리카의 친구들' 행사에 참가한 대사들과 악수하는 윤병세 외교부장관
    ▲ ⓒ'아프리카의 친구들' 행사에 참가한 대사들과 악수하는 윤병세 외교부장관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초청하는 외국 정상은 의외였다.

    아프리카의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30일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 다음 초청 외국 정상도 역시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게부자> 대통령.
    6월 4일 정상회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외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아프리카 지역을 비롯해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혀가는데 경제협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알리고 [행복한 지구촌]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더 구체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아프리카 하면, 무언가 아련한 무의식 속의 알 수 없는 기억을 자극하는 곳이다.

    야생의 동물과 자연환경이 시선을 끌지만,
    삶의 조건은 만만하지 않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자녀들이 적지 않고,
    한 국가 안에 같이 사는 종족들 사이의 분쟁도 처절하다.

    과거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등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경영한답시고 온갖 잡스러운 잡초를 뿌려놓은 곳이기도 하다.

    요즘 들어서는 특히 중국이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특별한 곳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취임 후 가진 첫 외국 방문으로
    러시아에 이어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를 찾아
    "힘 닿는 데까지 원조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25일 아프리카 단결기구(OAU) 창설 50주년 기념식에서도
    “중국과 아프리카는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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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에 어떻게 진출해야 할까?

    행복한 지구촌을 건설하는 구체적인 노력은 여러가지 방향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는 교육기관의 설립 및 지원을 주장하고 싶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세워 국가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면,
    그들은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중심에는 르완다라는 국가가 있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불리던 이 국가는,
    1994년에 극심한 내전이 벌어져 수십만명이 학살당한 아픈 기억을 가진 곳이다.

    후투 족과 투치 족 사이의 종족분쟁이 너무나 잔인하고 치열해서 이런 이야기가 나돌았다.

    “지금 지옥에는 악마가 없다. 모두 다 르완다로 왔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종족이란 이름 아래 집단학살이 있었다.

    1994년 집단학살을 피해,
    이웃 국가인 자이르(현재의 콩고)-탄자니아 등지로 피신했던 수십만명의 난민들이,
    1996년에 갑자기 고향 르완다로 돌아오는 사건이 있었다.

    이 피난 행렬을 취재한 기억이 생생하다.
    질병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도
    맨발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돌아오던 수십만명의 난민들을 보면서
    인간의 삶의 조건에 대해 많은 것을 돌아보게 했다.

    그런데 그 전쟁과 학살의 땅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학교를 운영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는 한국의 젊은이들과 봉사단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흙탕물을 마시는 아이들을 위해 우물을 파주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단기 의료봉사에 참여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학교를 세워 가르치고,
    혹은 긴급한 식량부족이 생기면 달려가서 도와준다.

    르완다 내전도 그렇지만,
    낮은 교육수준에 따라 발생하는 어처구니 없는 전쟁과 분규가 의외로 많다.
    이들에게 교육을 시켜 스스로 일어서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하다.

    약 20년전 일이기는 하지만,
    르완다에서 학생 수백명 되는 초등학교를 한 달 운영하는데 얼마가 들어갈까
    추정해본 적이 있다.
    대략 100만원이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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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국가 전체를 장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는 일관된 교육기관을 세워 운영해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은 최근 몇 년간 분쟁지역에 비전투부대를 파견해서
    현지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은 적이 있다.
    전쟁터라고 하지만,
    전쟁 그 자체 보다 전쟁속에서도 희망을 키우는 주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면
    반응은 달라지고 효과는 높아진다.

    아프리카 외교도 비슷하다.
    넓은 땅과 무한한 자원의 보고,
    하는 정도의 단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시장개척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필요하더라도 그들의 발전과 행복을 위한다면,
    자립의 토대를 세우는데 도움을 주는 그런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