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역전승..막판 4∼5개국 우리 손들어줘회원국 정상들과 정상회담ㆍ통화ㆍ친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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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매년 1천억 달러씩 모금하는 초대형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맥과 정상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속에 유력한 후보였던 독일을 따돌리고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게 된 데는 막판에 4∼5개 나라가 이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독도 문제로 우리와 외교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아시아 국가들 대다수가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GCF 2차 이사회를 앞두고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상들과 정상회담 또는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이나 직접 전화통화를 하지 못한 정상들에게는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친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19일까지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한 뒤 "분위기가 좋다. 잘 될 것 같다"고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은 그루지야의 롤모델이며, 이 대통령은 나의 롤모델이기도 하다"면서 지지를 약속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멕시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와 브라질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리우+20), 9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아ㆍ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GCF의 한국 유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GCF 유치 홍보 동영상에 직접 출연하고 지난 17일 이사회 리셉션에도 참석하는 등 GCF 사무국 유치에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이 이날 GCF 사무국 유치국 발표 전에 송도컨벤시아를 `깜짝 방문'한 것도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이와 함께 유치 주관기관인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외교통상부ㆍ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인천시, 민간유치추진위원회 등이 긴밀한 협력체제 속에 전략을 마련하고 역할분담을 통한 총력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한 것도 성공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유치전략 마련과 해외 주요인사 면담, 관계부처 간 의견조율 등 `미드필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청와대는 지난 2010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선정,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이어 이번 GCF 사무국 송도 유치로 `외교 4관왕'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더욱이 2018년 동계올림픽 선정에 이어 GCF 사무국 유치 과정에서 독일을 2차례나 따돌린 것을 놓고 "독일에게 미안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 대통령도 송도 기자회견장에서 "독일은 우리와 2018년 동계올림픽 선정에서도 마지막까지 경쟁했고,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면서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해 GCF 발전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자는 말을 하겠다"고 했다.
특히 청와대는 190여 개국을 회원국으로 하고 수백 여명이 근무할 GCF가 환경 분야의 `월드뱅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주요 국제기구로서 우리나라의 국격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CF는 당사국 총회를 가진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기존의 유치한 소규모 국제기구나 국제기구 지역사무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GCF 사무국 유치는 다음 주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 연구와 국제적인 전파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녹색 트라이앵글'의 완성을 의미한다고 청와대 측은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