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춘 회고록 표지.ⓒ
    ▲ 이재춘 회고록 표지.ⓒ

    최근 워싱턴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던 G8 정상회의에서 참가국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공동성명의 형식으로 문서화 하였다는 사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국제협력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상황전개임이 분명하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을 위시한 여타 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캐나다 및 일본}과 보조를 같이 하였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대체로 한.미.일과 서구제국이 한 축을 이루고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한 축을 형성하여 상반되는 논리로 문제 해결이 어렵게 되는 것이 종래의 패턴이었다고 한다면,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가 한국의 입장에 접근해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에 러시아의 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2020년대에 북한의 붕괴와 한국에 의한 통일을 예측한 특별보고서를 발간한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수 있겠다. 하지만 이보다도 러시아가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지 20년의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이 많은 국민들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본다면, 과거의 혈맹이었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러시아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북한의 현체제와 정책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경제적인 실리를 매우 중시하는 푸틴정부로서는 한국과의 실질적 협력관계를 확대하는것이 더욱 중요할 뿐만아니라, 한국 주도의 통일에 대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도 상호협력의 기초를 확실히 다져 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의 G8 공동성명은 북한을 지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회의 의장인 오바마 대통령은 “G8 정상 모두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등 추가도발을 하면 유엔안보리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5개국중 중국을 제외한 4개국이 한 목소리로 대북경고를 발한 이상, 북한문제로 안보리가 소집될 경우 중국도 커다란 부담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중국이 당장 태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세계의 여론이 중국을 압도하는 상황이 된다면 중국도 세계의 모든 나라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지 않겠는가? 승리는 자유-진리-정의의 편에 있지 않겠는가?

    우리 외교관들이 의연한 자세로 자신감을 가지고 중국을 계속 설득해 나갈 때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