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74% B형간염에 감염… 분만 시 전염국가예방접종사업의 암 예방효과 처음으로 밝혀서울대의대 유근영 교수·질병관리본부 곽진 박사
  • 감기 예방에만 사용되는 줄 알았던 예방접종이 최대의 난적인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유근영 교수와 질병관리본부 곽진 박사는 3일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작된 1995년 이후 간암에 의한 사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 교수와 곽 박사는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간암 사망률이 지난 1991년~1994년에 비해 1999년~2002년에는 53%, 2003년~2006년에는 7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간암은 한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암으로 발생순위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5위(8.3%)지만 사망율에서는 폐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전체 암 사망자의 15.6%가 간암이며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8.9%다.

    한국인 간암 환자의 74%는 B형간염에 감염돼 있다.

    한국인들의 간암 발병율이 높은 이유는 만성B형간염이 많기 때문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분만 도중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감염된 B형간염은 만성화되는 확률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차원의 B형간염 관리는 지난 1983년 B형간염 백신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995년에는 산발적으로 시행돼 오던 영유아 대상 B형간염 예방접종사업이 정기예방접종 항목에 도입되며 높은 접종율을 달성했다.

    지난 2002년에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B형간염 주산기 감염 예방사업’을 시작해 대상 신생아의 97%에서 감염이 예방됐다.

    이런 사업의 결과로 5세 이상 아동의 B형간염 항원양성율을 1%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지난 2007년에는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서태평양지역 회원국 중 최초로 B형간염 관리 성과에 대한 국가 인증을 받았다.

    유근영 교수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간염 예방접종의 효과가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학술적으로 증명됐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아태암예방학회지(Asian Pac J Cancer Prev) 지난해 12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