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우병(BSE)은 비정형…죽은 젖소는 폐사해 수입도 안 돼”죽은 소는 12살이 넘어…‘인도네시아 수입중단’도 사실과 달라
  • 지난 4월 24일 美농무부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젖소 한 마리가 ‘광우병(정식 병명은 소해면뇌증. Bovine SpongIform Encephalophy)’에 걸려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좌파 진영은 오는 5월 4일 ‘촛불시위’를 열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얼마나 위험하기에 그러는 걸까.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에 죽은 젖소에서 발견된 ‘변종 BSE’에 대해 설명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보통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수입중단 가능”

    농림수산식품부는 ‘2008년 6월 광우병이 발견되면 수입중단조치를 하겠다고 해놓고 왜 거짓말을 하느냐’는 여론에 대해서 “이번에 미국에서 발병한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로 인한 ‘정형 광우병’이 아니기 때문에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08년 6월 26일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을 고시한 뒤 국회 특위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OIE 등 광우병 관련 국제기구의 규범을 고려해 미국 등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었을 때 긴급조치가 필요할 경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2008년 9월 11일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은 비정형인데다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는, 10살이 넘은 젖소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해 긴급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 농림수산식품부는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농림수산식품부는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산 쇠고기도 정형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제6항’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에 따라 검역중단 또는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는 알아서 판매중단을 했는데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않고 있다. 너무한 것 아니냐’는 항의에 대해서는 “이번에 광우병으로 폐사한 젖소는 식품체인에는 유통된 적이 없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여기다 우리나라는 젖소가 아닌 30개월 미만의 육우에서 나온 쇠고기, 그것도 광우병 위험부위(SRM. 뇌, 안구, 척수, 삼차신경절, 소장 등)는 제거한 고기만 수입하고 있어 광우병 걸린 소고기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하지만 이번 일로 우리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 SRM 혼합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개봉검사 범위를 기존의 3%에서 30%로 강화하기로 하고, 오는 5월 1일부터 원산지 표기를 엄격하게 단속해 문제가 되는 쇠고기 수입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방역시스템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게 OIE의 판단”

    미국에서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뒤 "수입중단과 검역중단을 취할 것이다"라고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는 젖소 암컷으로 쇠고기용이 아니었다. 여기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30개월 미만 소도 아니었다. 식용으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일본, EU, 캐나다, 멕시코, 홍콩 등 미국산 쇠고기를 다량 수입하는 나라들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수입을 전면중단 하는 것도 너무 앞서간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방역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에 광우병 젖소를 발견한 것도 국제검역기구(OIE)의 권고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국제검역기구(OIE)에서 권고하는 광우병 관련 안전조치는 동물성 사료금지, 안전성을 확보한 도축인지 검사, 유통 전 SRM 제거, 광우병 방역조치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예찰 프로그램 등이 있다. 미국이 이번에 광우병을 발견한 것도 예찰 프로그램 도중 발견한 것으로 식품으로 유통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했다”며 “OIE도 미국의 광우병 예방조치가 OIE의 기준에 부합하고, 광우병 예방이 효과적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광우병이 생기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미국산은 왜 안 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캐나다에서는 지금까지 18번이나 광우병이 발견돼 미국보다 더 강한 안전조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본다면 캐나다는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검역중단, 수입중단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합의했고, 미국과는 GATT 제20조, WTO SPS협정에 따라 우리 정부의 판단에 따라 검역중단,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수입중단을 할 권한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 FTA 이후 미국이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을 요구할 경우 굴복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제25조에 따라 미국이 요청하면 ‘협상’은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 측의 요청은 없지만, 만약 수입확대를 요청해 온다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 FTA에 명시한 데 따라 미국이 쇠고기 수입 확대 협상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는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답했다.

  • ▲ 지난 26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개봉검사를 하는 모습.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SRM 혼입여부를 판별하는 작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일 이후 개봉검사 범위를 10배 늘였다.
    ▲ 지난 26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개봉검사를 하는 모습.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SRM 혼입여부를 판별하는 작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일 이후 개봉검사 범위를 10배 늘였다.

    이번에 美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대한 설명도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형 광우병은 뇌간에서 생기고, 프리온 분자량도 중간이다. 발생 원인은 소에게 소의 SRM을 갈아 만든 사료를 먹였을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번에 발견된 비정형 광우병은 소뇌에서 생기고, 프리온 분자량은 낮거나 높다. 그 발생원인은 불명확하지만 보통 돌연변이나 노화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설명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지금까지 발견된 비정형 광우병 사례는 15개국 65건으로 평균 12살이 넘은 소들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단 한 건의 예외는 일본에서 23개월 된 소에서 나타난 것뿐이라고. 참고로 정형 광우병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9만 건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수입중단은 ‘육골분’과 뼈 있는 쇠고기, 내장 수입 중단한 것”

    ‘인도네시아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내 언론 보도 이후 현지에 확인한 결과 수입을 중단한 게 ‘모든 쇠고기’가 아니라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입이 되던 ‘육골분(Meat & Bone Meal. 뼈와 살을 갈아 만든 제품)’과 ‘뼈 있는 쇠고기’ SRM이 섞여 있을 우려가 있는 ‘내장’의 수입을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광우병’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소해면뇌증(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hy)’가 정확한 명칭이라고 지적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유럽 언론이 초기에는 ‘광우병’이라는 말을 쓰다 나중에 그 원인이 밝혀진 뒤에는 BSE라는 명칭으로 불렀다”며 “‘광우병’이라는 단어는 ‘광견병’과 비슷한 어감 때문에 더욱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우병 쇠고기 안전’에 대한 이론도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부위인 SRM을 제거한 데다 도축된 소의 나이도 30개월 미만이기 때문에 정형 광우병이든 비정형 광우병이든 이를 포함한 쇠고기가 유통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어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SRM만 제거하면 정형 광우병에 걸린 소든,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소든 안전하다”고 전하면서도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 건강이 최우선이므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쇠고기에는 무조건 조건을 걸고 있다. 여기다 이번 사건 이후에는 SRM 혼입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개봉검사 범위를 10배로 늘리고, 원산지 표기도 엄격하게 단속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여기에 더해 ‘수입 쇠고기 유통이력제’를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정부에서는 미국산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 쇠고기에 대해 ‘유통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안심 장보기’라는 스마트폰 어플 등을 이용하면 수입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에서 ‘수입산 쇠고기 중 몇 톤이 사라졌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업체가 운영 중 실수를 했거나 착오가 있어 그런 것으로 추적이 안 되는 쇠고기는 없다”고 밝혔다. 

  • ▲ 2008년 4월 말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명목으로 벌어진 시위 당시 모습. 3개월 넘게 끌면서 광화문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 2008년 4월 말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명목으로 벌어진 시위 당시 모습. 3개월 넘게 끌면서 광화문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 같은 설명을 담은 홈페이지를 연 데 이어 30일에는 조사단을 미국으로 보내 현지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소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사실’이 제대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오랜만에 기회를 엿본’ 좌파 진영은 오는 5월 2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를 기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 타도’를 다시 한 번 외친다는 계획이다. 2008년 ‘광우병’을 이유로 3개월 넘게 서울 도심을 ‘무정부 상태’로 만든 불법시위가 다시 벌어질 것인지는 이제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