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마지막 주말, 부산·경남에 '올인'벌써 5번째 방문…꺼리던 외박도 'OK!'
  •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6~7일 주말 유세지로 부산을 찍었다.

    부산 방문은 총선을 앞두고 벌써 다섯번째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 인식인 듯하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정권심판론이 확산되면서 PK(부산·경남)의 야권화에 가속력이 붙는데 대한 위기의식이다.  

    부산은 더이상 옛 한나라당의 '텃밭'이 아니다.

  • ▲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6~7일 주말 유세지로 부산을 찍었다. ⓒ 양호상 기자
    ▲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6~7일 주말 유세지로 부산을 찍었다. ⓒ 양호상 기자

    사상구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새누리당의 손수조 후보를 압도하고 있고, 북강서을의 김도읍 후보는 문성근 민주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펼치고 있다. 나성린 의원(진구갑)도 김영춘 민주당 의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사하갑의 문대성 후보는 논문표절 의혹으로 야당의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유재중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수영구에서도 막판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이곳은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사하구 을)은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는 50.9% 지지를 얻어 민통당 지지율(32.2%)보다 높았다. 인물이 정당을 앞선 지표였다.

    상황이 이쯤 흐르자 민통당 내부에서는 "부산에서 4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민통당이 부산의 총 18석 가운데 4석을 얻을 경우, PK는 더이상 새누리당의 아성이 아니게 된다.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대선을 8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오래된' 지지층을 잃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 위원장이 각종 논란에도 손수조 후보의 '특별지원'을 멈추지 않는 것도 손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 문 후보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손 후보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문재인 바람'을 조기에 진화 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껏 박 위원장이 이처럼 공들인 선거에서 패배한 경우는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유일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직책도 없이 선거를 '도운'정도 였다면, 이번 총선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당의 '원톱'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의 전체를 짊어졌다. 각별한 애정을 쏟은 PK지역에서 패할 경우, '박근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박 위원장은 7일까지 부산에 머물며 '1박 2일 외박유세'에 나선다. 그의 '외박'은 지난 2005년 4.30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 이후 처음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텃밭 부산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야권 바람을 차단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해석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주말 동안 낙동강 벨트를 벗어나 동쪽 해운대 등 부산 전역에서 지원 유세를 펼친다. 문 후보는 지난 5일 "국회의원을 한 번 하려고 정치를 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일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권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문 후보는 그동안 손수조 후보의 '대통령 후보로 사상구를 떠날 사람' 공세에 밀려 대선과 관련된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해 왔다.

    그는 부산 북구에서 전재수-문성근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일은 혼자 할 수 없다. 뜻을 같이하고 함께 하는 정치적 동지, 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을 지지 기반으로 한 '대권주자'가 되겠으니 민통당 의원들 '동반 당선'으로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