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북한 새 지도부는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발레리 수히닌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가 2일(모스크바 시간) 밝혔다.

    ◇ 가스관 프로젝트 여전히 유효 = 수히닌 대사는 '외교관의 날(10일)'을 앞두고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정세와 대외 정책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북한 새 지도부는 가스관 프로젝트를 포함, 이전에 러시아와 체결한 모든 합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히닌 대사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북한 석유성 사이의 실무 접촉이 러시아와 한국 간 접촉과 나란히 추진되고 있다"며 가스관 건설에 앞서 여러 기술적, 법률적, 경제적 세부사항들을 조정, 필요한 문서들에 서명하고 3자 협상을 통해 이를 재조정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가스관의 안정성 보장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 러-북 정상회담도 가능 =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북한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 "올해 안에 양국 접촉이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양국이 새로운 고위급(정상) 회담 개최 필요성에 공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를 방해할 어떤 근거도 알지 못한다"고 말해 가까운 장래에 러-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수히닌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몇 차례의 서한을 주고받으면서 양국의 우호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확인했으며 (이후) 필요에 따라 실무선은 물론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표단 상호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가장 최근에는 북한 수산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연방어업청장과 불법어업방지 협정을 체결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 울란우데에서 열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은 러-북 관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며 "(이 회담에서 이뤄진) 모든 합의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그대로 유효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도 중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북한 정세 정상적 = 수히닌은 지도부 교체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해 "지도자 사망으로 인한 감정적 동요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정상적 체제 속에 살고 있으며 김정일의 70회 생일(2월 16일)과 김일성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경제 자유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 사람들은 '개혁'이나 '자유화' 등의 용어를 좋아하지 않으며 대신 '경제 개선'이란 용어를 선호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북한 지도부는 경제 현대화와 효율성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북한과의 협력에 관심이 있는 외국과의 경제협력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외국 투자를 위한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대규모 개방 조치는 아니지만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한 제한적 제도 개선 노력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6자회담 재개 현실적 = 그는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올해 상반기 중에 북핵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는 현재의 협상 과정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객관적 필요성에 대한 확인 성격이 강하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하면서도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이 선의와 상식, 타협적 태도 등을 보인다면 6자협상 재개는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 지도부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으며 이 때문에 6자회담에도 참여한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북한은 이(비핵화)와 관련한 합의가 상호적이고 호혜적이어야 하며 북한의 안보를 헤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히닌 대사는 북한 새 지도부가 대미.대일 관계를 개선할 전망에 대해 "북한은 김정일 시절부터 여러 차례 미국,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천명해 왔으며 말로만이 아니라 상당히 비범하고 용감한 행보를 취해왔다"며 "새 지도자 김정은 체제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북미ㆍ북일 관계 정상화 전망은 상당 부분이 미국과 일본의 태도에 달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