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간담회서 학교폭력 대처 방안으로 밝혀"게임 하는게 나쁜게 아니라 오래 하는게 문제"중학교 체육시간 크게 늘리고, 1개 이상 스포츠클럽 가입 추진
  • "게임시간 규제하고 중학생 체육활동 강화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학교폭력 대처 방안으로 온라인 게임규제와 학교 체육강화를 들고 나왔다. 게임 중독을 학교폭력의 주요원인 중 하나로 인식하고 강력한 대응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의 체육활동을 크게 강화해 게임규제에 따른 금단증상을 줄이겠다는 복안도 함께 밝혔다.

    이 장관은 26일 오후 '인터넷ㆍ게임 중독과 뇌, 폭력성과의 연관성'을 주제로 뇌과학자 8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학교폭력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게임 중독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 규제를 위한 구제적 방법도 밝혔다. 이 장관은 "학생들이 게임을 2시간 하면 10분 정도 접속이 끊어지는 '쿨링 오프'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업계의 의견도 수렴할 예정인데 이 정도면 큰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학생들의 하루평균 게임시간은 46분으로 핀란드 10분, 미국 25분보다 지나치게 많다. 게임이 나쁜 게 아니라 오래 하는 게 문제""라며 "게임업체가 게임 중독 해결에 나서도록 법제화, 의무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체육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중학교의 체율활동을 강화해 학생들의 폭력성을 줄여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체육시간을 대폭 늘리고, 적어도 학생 한 명이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클럽에 가입해 활동하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참여한 김대진 가톨릭대 교수는 "게임 중독은 금단, 내성, 갈망 증상을 동반하는 개인적ㆍ사회적 문제"라며 "초중고생의 약 10%는 인터넷 중독으로 추정되고 스마트폰 중독까지 합하면 그 수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우리 뇌는 생명, 감정ㆍ본능, 이성의 뇌 등 3층 구조인데 어른들은 아이가 감정이 충족되지 않아도 공부만 하고 살 수 있다고 착각한다"며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감정충족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희정 서울대 교수도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장애(ADHD) 등 `공존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조기에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서울, 경기 지역 중학교 학생회 간부 20명과도 간담회를 갖고 "학교폭력 가해자는 바로 출석정지하는 등 신속 조치해 2차 폭력을 막고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생활규칙 제정, 또래상담, 자치법정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학생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폭력 신고ㆍ상담 애플리케이션 개발, 상담교사의 폭력예방 수업 확대, 예체능 활동 강화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다양한 대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