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현재 일부 주민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기가 국내에 처음 반입, 공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민군출신 탈북자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사령관 장세율)이 입수한 북한산 3G휴대전화에는 이색적인 설명서가 붙어있다고 4일 자유북한방송이 그 내용을 보도했다.

    ‘전화기 사용자는 운전을 어느 때나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운전에 완전한 주의를 돌려주십시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한국과는 달리 북한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엔 “휴대전화 사용자는 운전을 능숙하게 하라”는 어구가 포함돼 있다.

  • ▲ 공개된 북한 휴대전화기 /출처=자유북한방송
    ▲ 공개된 북한 휴대전화기 /출처=자유북한방송

    액정화면 밑에 자판이 놓인 바(bar)형 휴대전화인 이 전화기 가운데에는 브랜드 이름이 있어야 할 부분에 한글로 ‘평양’이라고 쓰여 있다. ‘메뉴’ 대신 ‘차림표’, ‘문자’ 대신 ‘통보문’ 등 북한식 표현을 사용했다.

  • ▲ 공개된 북한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에는 ‘전화기 사용자는 운전을 어느 때나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쓰여 있어 이색적이다. /출처=자유북한방송
    ▲ 공개된 북한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에는 ‘전화기 사용자는 운전을 어느 때나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쓰여 있어 이색적이다. /출처=자유북한방송


    이 휴대전화는 현재 평양의 5개 ‘고려링크’ 대리점에서 판매되며, 지방 도시에서는 체신성 산하의 전신전화국이나 우편국(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고려링크’는 북한 내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이름이다.

    북한은 2002년 11월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지만, 2004년 4월 ‘용천역 대폭발 사건(평안북도 신의주 인근 용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150여명이 사망하고 1300여명이 부상당한 사건)’ 이후 같은 해 6월부터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2008년 12월 15일부터 이집트 통신 회사 ‘오라스콤’이 설치한 이동통신망을 이용, 평양과 신의주 등에서 음성통화만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다시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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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자는 약 90만명으로, 평양 거주 사용자들이 가장 많지만, 신의주와 남포, 청진시와 원산 등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90만대가량의 휴대전화 가운데 20여만대는 노동당 등 중앙기관 당원과 군부대 연대장 이상급 부대장들에게 공급된 것으로 알려져, 일반 북한 주민 가운데 휴대전화 사용자는 6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북한 휴대전화 단말기는 가입비를 포함 200유로(30만원) 정도에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 번호는 10자리 정도로, 앞번호는 ‘193’ 세 자리로 시작된다.

    이번에 공개된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북한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유희(게임)’를 하거나 ‘다매체(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설명서에는 또 “전화기로 진행하는 사진, 음성, 비데오촬영은 그로 인한 문제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책임지게 되며 우발적이라도 법질서를 위반하는 경우 해당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고 적혀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북한에서도 기능을 두루 갖춘 휴대전화가 있고, 전국 서비스망도 구축된 상태”라며 “하지만 1분에 1달러에 이르는 (비싼) 통화요금 때문에 일반 북한 주민들은 사용할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