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오마이, 민족21 등 김 씨를 민주화·통일인사로 치켜세워박원순, 천정배 등 2003년 김종한, 송두율 귀국 추진 단체 공동대표 맡아
  • ▲ 사진 = 새로 발굴된 '통영의 딸' 신숙자 씨의 육필 편지 사본 자료. 1988년 9월 15일자로 된 편지로 북한에서 김일성을 접견한 작곡가 윤이상 씨를 통해 남편 오길남씨에게 전달된 편지.  오 씨를 재입북시키려는 목적에서 신 씨를 압박하여 씌여진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는 북한이 독일을 거점으로 범민련 등 공개 친북단체 결성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오길남 탈출 사건을 매우 민감하게 다뤘던 것으로 보인다.(자료출처 = 국회도서관)
    ▲ 사진 = 새로 발굴된 '통영의 딸' 신숙자 씨의 육필 편지 사본 자료. 1988년 9월 15일자로 된 편지로 북한에서 김일성을 접견한 작곡가 윤이상 씨를 통해 남편 오길남씨에게 전달된 편지. 오 씨를 재입북시키려는 목적에서 신 씨를 압박하여 씌여진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는 북한이 독일을 거점으로 범민련 등 공개 친북단체 결성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오길남 탈출 사건을 매우 민감하게 다뤘던 것으로 보인다.(자료출처 = 국회도서관)

    좌파 매체들은 지난 2003년부터 재독 '세종학교' 교장 출신 ‘김종한’(71) 씨를 ‘민주화ㆍ통일운동가’로 규정하고, 그의 귀국을 응원하고 있다. 김 씨는 북한에 억류 중인 ‘통영의 딸’ 신숙자 씨(69) 일가족을 북한 공작원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좌파 성향의 시사주간지 <주간경향>은 지난 2008년 12월 4일자 보도에서 김종한 씨에 대해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로 건너가 야채 도매상을 했던 김 교장은 과거 몇몇 사건에서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측근을 인용해 “일각에서는 김 교장이 노동당 서열 24위의 거물급 간첩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정작 김 교장은 ‘내가 그렇게 거물이라면 독일에서 채소 장수를 하고 있겠냐’고 쓴웃음을 지었다”며 그의 말을 전했다. 김 씨가 북한권력 24위라는 일각의 주장을 제3자를 빌어 반박한 것이다.

    반면 신숙자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는 그를 ‘북한 공작원’으로 지목했다.('잃어버린 딸들, 오!혜원 규원', p.85) 오 박사는 “북한에 가서야 김종한 가족이 북한을 들락거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밝혔다. 

    <오마이뉴스>도 지난 2004년 12월 5일 보도에서 김 씨를 ‘70년대 이후 해외에서 고국 민주화운동에 가담한 후, 입국이 불허된’ 민주인사로 소개했다. 

    그가 교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세종학교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200여명 이상의 재독동포 학생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역사 및 문화를 전수했고 나아가 활발한 문화 활동으로 독일과 한국문화의 가교역할을 알차게 하고 있는 세종학교가 앞으로도 그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꿋꿋히 나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성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 관련된 혐의로 발행인과 편집장이 수사를 받고 있는 <민족21>은 2008년 10월 1일 김 씨의 세종학교를 “베를린 민주화·통일운동 세력의 구심이자 2세를 키우는 희망의 요람”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민족21>은 “지난 10년간 200여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역사 및 문화를 전수했고 나아가 활발한 문화활동으로 독일과 한국문화의 가교역할을 알차게 하고 있는 세종학교가 앞으로도 그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꿋꿋히 나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성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변호사는 2003년 8월 결성된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이하 해외인사귀국추진위)에서 최병모 당시 민변회장, 천정배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이 단체가 지목한 ‘해외민주인사’에는 김종한 씨와 함께 송두율, 윤이상 씨 부인 이수자 씨, 곽동의 민통련 의장 등이 포함돼 있다. 참고로 고(故) 황장엽 씨는 송두율 씨에 대해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권력서열 23위 김철수”라고 증언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해외인사귀국추진위는 “지난 30여년간 일본, 유럽, 미주 등 해외에서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다 반국가 인사로 낙인찍힌 분이나 간첩으로 조작됐던 인사들의 고국방문이 아직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이들의 조건 없는 귀국과 명예회복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국가보안법 해체도 동시에 주장했다.

    이같은 좌파 진영의 '김 씨 추켜세우기'에 대해 탈북단체 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 위원장은 “김종한이 범죄자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는 오길남 박사의 증언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며 “그럼에도 김종한의 범죄에 눈을 감고 오히려 민주투사로 지칭하는 일부 좌파 언론들은 북한 독재자의 하수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오 박사 가족을 유혹해 파멸로 이끈 김종한을 애국자라고 추켜세우는 건 해당 언론 스스로가 역사를 외면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