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중년 여성은 폐경기가 오면서 연골과 연골판이 급격히 손상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척추전문 연세사랑병원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에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41~60세(평균나이 53세) 중년 여성 164명을 조사한 결과 폐경이 찾아온 시기에 무릎 관절염이 생긴 경우가 80%(131명)에 달했다고 22일 밝혔다.

    무릎 관절염이 생긴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인 51세 이후의 환자가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처음 무릎 통증을 느낀 시기는 '폐경 직후부터 3년 이내'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무릎이 시큰거린다',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아프다', '앉아있는 것보다 서 있는 자세가 편하다', '무릎이 묵직하고 밤에 더 쑤신다' 등의 연골연화증(연골 손상) 증상을 호소했다.

    폐경 후 수술을 받은 원인도 연골과 연골판의 손상이 전체의 80%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수술법으로는 연골성형술과 자가골연골이식술, 연골판 절제술, 연골판 봉합술이 각각 26.7%, 13.3%, 30%, 10% 비율로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진은 폐경기인 50대를 전후해 연골, 연골판 손상이 증가하는 이유로 여성 호르몬 감소와 한국적인 가사노동을 꼽았다.

    이 병원 고용곤 원장은 "폐경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줄어 연골이 약해지고 손상을 입기 쉬워진다"면서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서 빨래를 하는 등의 행동이 무릎을 빨리 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진은 폐경 후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에는 무릎관절 손상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몸무게 1㎏이 증가할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3~5배로 늘어난다"면서 "요즘은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다가 연골판이 찢어지는 사고도 잦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예방차원에서 이런 연골을 강화하는 'PRP 주사치료법'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풍부한 성장인자(PDGF, TGF, EGF)가 함유된 극미량의 혈소판만 뽑아내 아픈 연골 주위에 고농도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이 치료법이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