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고개숙인 강호동과 끝까지 당당했던 곽노현

입력 2011-09-10 11:03 수정 2011-09-10 12:19

2011년 9월 9일. 대한민국을 뒤흔들던 2명의 남자가 무너졌다.

버라이어티 최고의 입담으로 국민 MC 자리에 오른 강호동과 무상급식으로 복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다.

연예계와 정치권 최고의 화두였던 두 사람은 같은 날 ‘잠정 은퇴’ 선언과 ‘구속’됨으로써 당분간 현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 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잠정은퇴 선언을 한 강호동.ⓒ연합뉴스

아는 것이 많으면 억울한 것도 많다고 했던가?

은퇴와 구속이라는 단어의 차이에서도 알 수 있듯 두 남자의 마지막 모습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강호동은 은퇴 선언 내내 눈물을 훔치며 머리를 조아린 반면, 법대교수 출신인 곽 교육감은 마지막 영장 실질 심사 때도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탈세와 뇌물(정확히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죄질이 좋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의 주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작 본인은 몰랐다”는 것이다.

먼저 강호동의 경우다. 수입과 지출이 불분명한 연예인의 경우 의상비와 식대가 사업상경비인지, 개인적 경비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세법 전문가인 국세청 직원도 단박에 “세금은 얼마다”라고 쉽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납세는 대부분 매니지먼트 회사에 일임한다.

곽 교육감도 그렇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후보를 사퇴한 박명기(53·구속) 교수 측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것을 자신은 몰랐으며 나중에 2억원을 제공한 것도 친구인 강경선(58) 방통대 교수가 주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길거리를 뛰어다녀야 하는 선거운동기간에 후보자들은 눈코뜰 새가 없다. 때문에 2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출하는 일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무업무는 선거 사무장들이 처리하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진보 시민단체들이 깊숙이 개입한 선거판에서 후보자 본인이 몰랐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강호동과 곽 교육감의 억울함은 법원에서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9일 있었던 강호동의 기자회견과 곽 교육감의 실질심사는 그 억울함을 푸는 자리가 아니었다.

강호동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라고 했다. “자숙의 시간 동안 세금 문제뿐 아니라 그동안 놓치고 살아온 것은 없는지, 초심을 잃고 인기에 취해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찬찬히 저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반성의 빛을 보였다.

곽 교육감은 달랐다.

“2억원은 불법의 관점에서 보면 큰돈이지만 빚더미에 내몰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살린다는 선의(善意)의 관점에서 보면 적을 수도 있는 금액”이라는 궤변을 시작했다. “박 교수를 곤궁에서 벗어나게 해 살리는 일이었고, 40년 친구(강경선 교수)의 잘못된 판단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살리는 길이었다”며 대가를 위한 뇌물 제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다른 태도는 벌써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강호동 영구 제명이 일던 온라인상에는 강호동 구명 운동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고, 끝까지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곽 교육감에게는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법대교수를 거쳐 서울시교육감에 오른 곽노현과 스포츠맨에서 국민MC로 성장한 강호동의 위기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처세술은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많은 생각을 낳게 하고 있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미디어비평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