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사고나 병원에서 다른 질병에 옮아 숨질 확률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매년 수백만 명이 병원에서 의료사고와 박테리아 감염 등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병원에 가는 것이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WHO의 신임 환자안전수칙 특사로 지명된 리엄 도널드슨은 "만약 당신이 내일 외국에서 어느 병원에 입원을 한다고 가정할 때 (병원내 감염 등) 의료 사고를 당할 확률은 10분의 1이며, 이로 인해 죽을 확률은 300분의 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항공기 추락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승객 1천만 명 중의 1명 꼴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체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병원내 감염의 약 절반 정도는 의료 종사자가 비누나 알코올 소독제로 손을 깨끗이 씻기만 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또 선진국의 경우 입원환자 7명 당 1명 꼴, 개발도상국의 경우 10명 당 1명 꼴로 병원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환자가 중환자실에 오래 입원해 있을수록 감염 위험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국가 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병원내 감염 환자가 매년 170만 건에 달하고 이 가운데 약 10만 명이 사망하는데 이는 유럽 전체에서 450만 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해 3만7천 명이 숨지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입원 환자의 병원내 감염률이 15%로 훨씬 높다.

    WHO는 수술 전 안전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전 점검 목록을 비치해두고 실행하고 있는 병원 10만 개를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 수술 중 사고 발생이 33% 감소하고 사망률은 절반 가량 줄었다며 "전 세계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 전 안전 점검이 의무화되면 약 50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