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왜 역사의 오물(汚物)이 되었나? 
      
     치명적 패착은 정권 재(再)창출 의지(意志)의 결핍이다. 
    金成昱   
     
     1.
     한나라당의 치명적 敗着(패착)은 정권 재(再)창출 意志(의지)의 결핍이다. 핵심부건 주변부건, 公席(공석)이건 사적(私的)으로 들어보건 한나라당 관련자들로부터 "2012년 종북(從北)정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찾기 어렵다. 고작해야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빼앗기는 공포심을 드러낼 뿐이다. "종북(從北)정권 저지"는 재야 보수층의 안타까운 탄식으로 머물고 있다.
     
     煽動(선동)능력과 動員(동원)능력을 갖춘 살벌한 從北세력과의 싸움에서 '절박감'이 없다면 이기기 어렵다.
     
     선거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에서 172석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최대 120석에서 최소 80석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국회 제1당 자리를 내놓는 날부터 한나라당은 안절부절 할 것이고 총선승리로 국민적 관심을 만들어 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꽃가루효과'를 받으며 부각될 것이다.
     
     2007년 선거에서 확인됐듯 총선 이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친이(親李) 쪽이건, 친박(親朴) 쪽에서 나오건 반대파 지원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금배지를 뺏긴 이는 물론 지켜낸 의원도 배를 내밀고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절박감' 없는 한나라당의 본질적 모습이다.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낸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면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 후보가 되어도 승산이 어렵다. 朴의원의 최고 35% 지지율 중 많게는 10% 가까이 빠져나갈 것이다. 이때는 좌파의 선동이 폭발할 것이므로 젊은 층 이탈도 거세질 것이다. 설령 朴의원의 지지층 중 2~3%만 빠진다 해도 민주+민노+진보신당이 합쳐서 만들어 낼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은 朴의원과 비슷하거나 넘어선다. 결국 從北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2.
     한반도 정치투쟁의 본질은 理念(이념)이다. 理念이 없으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이 약해진다.
     
     국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자각인 이념(理念)은 憲法(헌법)에 담겨 있다.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이 '한반도 唯一(유일)합법국가'라는 헌법적 결단, 理念을 외면해 버렸고, 그 결과 노무현·김대중 정권에서도 反국가 세력과 싸우지 않았고 지금도 타협해왔다.
     
     한나라당은 2008년 총선에서 173석을 갖게 됐지만 일하지 않았다. 헌법의 大義(대의)를 방기해 버리니 작은 私益(사익)만 쫓았다. 한미(韓美)FTA-북한인권법도 통과시키지 못했고 세종시 문제, 사법부 좌경화, 노무현·김대중 비리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등 좌파가 쳐놓은 포퓰리즘 함정에 속수무책으로 빨려갔다.
     
     종북(從北)세력의 거짓과 선동이 온 나라를 헤집어 놓아도 국민에 眞實(진실)을 알리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난동, 2009년 용산사태·쌍용사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터져도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 "미국산 쇠고기 먹고 광우병 걸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진실(眞實), "용산사태 당시 경찰의 진압은 정당했다"는 진실(眞實), "쌍용사태 당시 종북(從北)세력이 개입해 73일간 무정부 상태가 벌어진" 진실(眞實), 노무현·김대중 햇볕이 만들어 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예컨대 중국보다 많아진 세계 4위의 잠수함 능력 등)의 실체를 국민에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앞 다퉈 종북(從北)세력에 추파를 던지거나 대통령이 만들어준 '中道(중도)'의 면죄부 뒤에서 엉거주춤 기회만 살폈다.
     
     3.
     최근 소장파 의원의 반(反)기업 선동은 기존 한나라당 의원들의 反국가·反헌법·反사실적 발언 중 절정이다. 21일 정태근 의원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포퓰리즘을 말하기 전에 수단·방법 안 가리고 돈만 벌면 된다는 대기업의 '시장 마키아벨리즘'부터 반성하라"고 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그동안 각종 특혜를 받고도 고용은 늘리지 않은 대기업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정두언 의원은 6월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재벌에 휘둘리고 있는데, 정치권이 재벌개혁에 나서야 한다...재벌은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행사한다”며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하는 세습지배구조(···)등으로 서민경제를 파탄 내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민경제가 파탄 나고 양극화가 심해졌다면 主책임은 깽판, 선동, 부패, 무능, 무례, 법치(法治)파괴의 聖域(성역)이 돼 버린 국회에 있다. 망치와 전기톱으로 기물을 부수는 국회의원을 제명하지 못하는 국회가 신상필벌이 엄격한 대기업을 동네북처럼 두들기는 건 황당한 일이다. '시장 마키아벨리즘' '국민 앞에 석고대죄' 운운한 것은 지난 60년 성장의 동력인 시장메커니즘을 부정하는 발언이다. 700만 동족을 학살한 북한의 세습체제에 기업 세습지배구조를 비유한 것은 善惡(선악)의 기준이 뒤바뀐 저주이다. 이런 말이 북한 로동당 간부가 아니라 대한민국 집권당 의원이 내뱉고 있다니 끔찍한 일이다.
     
     4.
     최악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6·15선언 지지이다.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홍순경)가 최근 실시한 ‘6·15공동선언에 대한 국회의원 의견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 170명 가운데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은 심재철·정몽준 의원 등 달랑 2명뿐이었다. 심지어 親박근혜 계열로 알려진 홍사덕 의원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
     
      6·15선언은 북한식 연방제 赤化(적화)를 수용한 反헌법적 私文書(사문서)이다. 북한은 6·15선언을 ‘남한이 永生不滅(영생불멸)의 主體思想(주체사상)이 구현된 고려민주연방제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6·15선언이 곧 赤化統一(적화통일)이라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천안함·연평도 이후 남측이 6·15선언만 이행하면 앞으로 다시는 충돌(?)이 없을 것이라 떠들어댄다. 한국을 홍콩식(式)으로 집어삼키면 북한이 도발할 이유는 사라질 테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절단 나 있을 것이다.
     
      북한민주화위원회는 6·15선언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자 5월23일부터 6월15일까지 여러 차례 전화와 팩스로 비서관을 통해 문의했다고 한다. 자료조사를 진행한 기관에 따르면, 5월23일부터 30일까지 전화질의를 한 후 30일 1차 팩스를 보냈고, 6월7일 2차 팩스를, 6월9일 의원 실에 전화를 건 뒤 3차 팩스를 보냈고, 6월10일 다시 의원실에 전화를 건 뒤 4번째로 팩스를 보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재 검토 중’, ‘무응답 처리’, ‘설문응답 안함-곤란’, ‘의원실 잘 안 오셔서 전달 못함’, ‘전달했으나 답변 없음’ 등의 반응을 보여 6·15선언에 대한 찬성·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을 거부하는 것 같은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꼭 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의원실 관계자도 많았다.
     
      북한민주화위원회가 한나라당 입장을 100%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 집권당 의원들 대부분 조국을 內亂(내란)상황으로 몰고 간 6·15선언의 叛逆性(반역성)에 대해 무지하거나, 둔감하거나, 무책임한 것만은 분명하다. 헌법이 명하는 自由統一(자유통일)을 실현할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赤化統一(적화통일)을 막아낼 용기도 없는 이들이다. 어떤 쪽으로건 국회의원으로 資格未達(자격미달)이다.
     
     5.
     反국가·反헌법·反사실·反기업 선동은 물론 赤化(적화)를 막아낼 의지가 결핍된 자들을 내년 총선에 또 다시 뽑아낼 이유가 없다. 그런 정당이 내세운 인물을 대선에서 뽑아줄 이유도 없다. 選擧(선거)가 ‘次善(차선)’도 아닌 ‘次惡(차악)’의 선택이라지만 6·15를 지지하는 자들은 김정일 세력과 다를 바 없는 ‘最惡(최악)’의 집단일 뿐이다.
     
      북한을 열고 統一强國(통일강국)으로 나아갈 비전을 제시할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썩은 새끼줄 같은 한나라당에 기대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이다. 어쩌면 이러한 모험이 한나라당을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여도 원칙대로 가는 것이 대한민국이 승리하는 것이다. 살 길은 언제나 궁지에 몰릴 때 나온다. 그것이 역사의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