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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뜨거웠다. 한국 대중가요(K-POP) 상륙에 대해 프랑스 르 몽드, 르 피가로 등 현지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첫날 표가 매진돼 데모한다는 뉴스까지 나왔다. 혹시 이 보도가 과장된 것은 아닌가, 문방위 정책을 위해서라도 정확히 보고 싶었다. 9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 회의를 마치고 파리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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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 뉴데일리
SM타운 파리 공연을 지켜본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의 소회다. 조 의원은 23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가슴이 뜨거웠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조 의원은 “공연장에는 6700여석의 객석이 모두 꽉차 있었고 열기가 대단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우리 가수들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열광했다"고 말했다.
특히 춤 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더 큰 환호를 보내더란다.
그는 “공연장에서 젊은이들은 한국어로 된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휴대전화로 공연 사진을 찍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우리 K-POP이 프랑스라는 나라의 메뉴판에 대한민국을 올렸구나. 자긍심을 느꼈다”고 했다.
K-POP의 열기는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프랑스 내 한국문화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한국어반 정원이 300명인데 최근에는 350명 정도로 늘리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한국문화원은 30년 전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기 위해 설립, 현재까지도 아파트 지하실 창고를 개조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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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된 반지하 아파트에 위치한 프랑스 한국문화원(위), 프랑스 일본문화원(아래) ⓒ 조윤선 의원 제공
그는 K-POP의 열기에 비해 너무나 열악한 문화원 환경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단다.
“프랑스 사람들이 아파트 반 지하에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수도관이 터져 물이 천장과 벽으로 흐르는 험한 몰골의 한국문화원을 목격하면 무슨 생각을 할까”라고 안타까워 했다.
프랑스의 다채로운 문화적 코드를 감안하면 K-POP의 ‘성공적 공연’을 신한류 현상으로 진단하기엔 성급하다는 평가도 있다.
프랑스는 고급문화나 대중문화나 모든 문화의 소비층이 넓고 두터운 나라다. K-POP 공연이 열린 제니트 공연장만해도 1년 내내 대관 예약이 꽉 찬다.즉 1년 내내 프랑스인들은 누군가의 공연을 보며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이 프랑스에서 1만권 초판을 찍어서 인기를 얻고 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첫 번째 시도가 아니라 세 번째 시도였다.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도 프랑스 정서에 맞아 어느 정도의 팬 층이 형성돼 있다.
내년부터는 한국의 사찰음식이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에서 다섯 달 동안 선보인다. 또 한국의 젊은 화가나 사진작가들도 프랑스에 등단이 잇따르고 있다.이 모두 시간과 노력을 통해 얻은 결실들이다.
문광위원으로 들어서 알던 한류열기와 실제 확인한 K-POP 열기는 어떻게 달랐나.
현장에서 직접 K-POP 열기를 보니 가슴이 뜨거웠지만 무엇보다 정책과 예산을 다뤄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차가운 머리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우리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은 섣불리 ‘K-POP만 집중해서 육성해야 한다’ 이런 시각보다는 ‘프랑스라는 나라에 어떻게 하면 우리 문화가 전반적으로 잘 상륙할 수 있을까’하는 넓은 시각에서의 고민과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
넓고 다양한 콘텐츠가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유통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서 문광부에서 하고 있는 한류 지도, 한류 지수, 한류 지표등 한류 관련 육성정책에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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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OP 가수들의 입국을 파리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 조윤선 의원 제공
한류의 생산효과는 얼마로 추산하고 있나.
우리나라 한류의 2008년 실적을 분석을 해보니 생산유발 효과가 4조원이 넘었다. 쏘나타 24만대 판매분과 맞먹는다. 2008년 당시 쏘나타 판매실적이 14만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 어마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프랑스 현지인들은 왜 한국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아이튠스 같은 인터넷 서비스가 없는가 하는 지적을 했다. 인터넷 등을 통해 곧바로 전파할 수 있는 합법적인 사이트 같은 것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저작권 보호가 선행돼야 내수시장이 탄력을 받아 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기반이 형성된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내 저작권 보호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새로운 문화코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가능하다고 본다, 일본의 선(禪) 사상이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세계를 석권한 적이 있다. 문화는 국력과 같이 간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이제 문화로 관심이 옮겨지는 순간이다.실례로 전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우리 한류의 지도를 그려보면 한류의 실핏줄이 전대륙에 걸쳐 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에서는 K-POP과 우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고, 이집트, 이란 등 중동 국가에서도 드라마가 큰 히트를 쳤다.
몽골이나 베트남, 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K-POP과 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다. 캐나다, 미국이나 페루, 아르헨티나와 같은 북미, 중남미 국가에서도 한류의 열기가 퍼져가고 있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부터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한글, 한식, 전통예술 등이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이며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다양한 문화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우리나라의 문화가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고 또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개개의 그룹이나 개개의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초보적인 지원이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다.또 해외에 문화를 알려나가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세계 문화시장을 뚫을 수 있는 전문가를 요로 요로에 배치해 우리가 문화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산업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문화를 통해 정치 외교 경제적 측면에서 어떤 효과가 있고 그 나라와 우리나라와의 관계 개선에 어떤 순기능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전략적 접근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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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OP 팬들로 가득찬 공연장. 팬들은 한국어로 된 노래가사의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 조윤선 의원 제공
본인 정치의 원동력을 ‘문화’로 꼽기도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는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수단이다.
작가 토마스 만은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세대는 경제를 했다. 아버지 세대는 정치를 했다. 이제 우리 세대는 문화를 할 때다.”경제는 ‘효율’을 추구하고 정치는 ‘평등’을 추구한다. 둘 다 남과 비교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문화는 ‘자기 충만’을 추구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문화는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할 수 있다.
문화가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가장 경제적인 수단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 의원이 생각하는 ‘문화정치’란 무엇인가.
문화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문화는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나는 국민이 강제력보다는 영향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믿는다.바른 영향력을 가진, 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현재 비례대표 의원이다. 내년에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강남 3구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나를 원하고 내가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지역에 나갈 것이다. 그로써 내가 희망하는 바람직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정치인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국민의 삶이 보다 나아질 수 있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박탈감을 실질적을 줄이고 이를 통해 국민 누구나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완성하는 일, 그것이 나의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