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이번이 마지막 기회”.. 당 쇄신 일성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하나같이 “이번이 한나라당을 변화시키는 마지막 기회”라며 “계파를 초월해 실질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열린 비대위 회의는 적지 않은 진통 끝에 열린 만큼 사뭇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비대위원들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정의화 비대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정 위원장은 “(첫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약간의 진통이 있었는데 훗날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통이었다는 생각을 갖고 비대위원들이 비상한 각오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활동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친이계 원유철 위원은 “마치 우량아를 낳기 위한 진통이 아니었나 싶다. 첫 회의부터 낡은 계파를 허물고 오직 한나라당 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그랜드 한나라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친박계 김성조 위원도 “비대위에서 불협화음이 나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며 “계파를 초월해서 한나라당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장파 김선동 위원은 “이번 비대위는 한나라당을 제대로 변화시키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IMF 이후 중산층이 붕괴되고 서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데 이런 고통을 어루만지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대표 자격으로 비대위원이 된 정용화 위원은 “당이 계파별로 분열과 내홍을 겪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비대위가 분열을 녹이는 통합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위원은 비대위가 단순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기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쇄신안을 마련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작년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하는 역할에 그쳐 실망스러웠다”며 “그렇다면 저는 사퇴할 생각이다. 실제로 일하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사퇴하는 비극적인 일을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만류했다.

구미지역 단수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성조 위원은 “나흘째 이어진 구미지역 단수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낙동강 사업을 하면서 유속이 빨리지고 유량이 늘어나면서 가물막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한 것이니 시급한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