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P세대 없다’는 기사에 불만 고조“늘 이중 잣대 들이대는 행태 문제”
  • 지난 19일 <오마이뉴스>는 ‘천안함 P세대’는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인 즉슨 ‘현재 20대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거나 북한에 맞설 의지가 강해졌다는 주장은 대부분 조중동의 이미지왜곡에 의한 것’이며 ‘안보를 생각하는, 천안함 P세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이 같은 보도에 일명 ‘P세대’로 지목된 대학생들은 분노했다. 몇몇 단체는 <오마이뉴스> 앞에서 항의시위를 준비한다고 했다. 어떤 이는 언론사에 <오마이뉴스>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 중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규현(19. 한국외대) 군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분노했다. 일전에도 민주당 소속 서울시 의원들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가 <오마이뉴스>가 인격을 모독하는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이다.


    뉴데일리(이하 <뉴>) <오마이뉴스>의 최근 ‘P세대’ 존재를 부정하는 기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마이뉴스>로부터 혹시 전화를 받은 적은 없나. 작성한 기자와 통화는 못 했나.

    김규현(이하 <김>) 지금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기사를 봤을 때는 당황스러웠고 억울했다. <오마이뉴스>가 비웃은 행사에 직접 참여한 학생이기도 해서 허위보도·왜곡을 바로잡고 싶어 기사를 보자마자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로 기사 내용의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어느 정도 말하고 “작성 기자 또는 편집국 내의 책임자와 얘기하고 싶다”고 얘기하자 전화 받은 사람은 격앙된 목소리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 적었다.

    그러고 나서 더 말하려 했으나 전화 받은 사람은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해드릴게요”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오마이뉴스>가 천안함 추모식 주최 측과 제대로 대화를 했는지 의문이다. 현재 주최 단체 회원들이 많이 화가 나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가운데 22일 또 다른 ‘P세대’ 부정 기사가 게재된 것도 확인했다.


    <뉴>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면 ‘천안함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단체들이 ‘천안함 폭침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본인도 당시 참석한 단체 소속인지, 그 단체는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해 달라.

    <김> 천안함 추모식 참여단체 중 하나인 ‘New또다시(또 다른 여론의 시작)’라는 단체 회원이다. <오마이뉴스>는 ‘천안함 사건 이후로 생긴 단체들이 많다’는 식으로 ‘주장’했는데 사실 확인을 안 한 것이다. 우리만 해도 2007년부터 활동 중이었다.

    ‘New 또다시’는 2007년 ‘또 다른 여론의 시작’이라는 이름의 네이버 카페로 시작했다.

    ‘또다시’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어수선한 여론과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여과없이 퍼지는 점을 우려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운영진들은 정치적인 사안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임을 깨닫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운영진들은 청소년들이 모두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또다시’ 운영진들은 대학생이 된 뒤 보수 성향의 대학생들을 위한 소통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학내에서 보수 성향임을 밝히기 어려운 문제 등을 고민하다 작년 7월 9일 ‘New또다시’를 만들었다.

    나도 이런 ‘New또다시’를 우연한 기회에 찾아 올 초부터 활동하고 있다.


    <뉴> <오마이뉴스>의 ‘P세대 비난’ 기사를 본 대학생 단체 회원들이 상당히 화가 난 것 같던데 본인은 그 기사를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김> 황당했고 억울했다. 우리에 대한 보도는 인터뷰와 취재를 기초로 했다. 다른 여러 자료들도 활용됐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모든 것을 부정하며 ‘조작’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일보>는 우리의 활동을 직접 취재한 뒤 보도했다. 그런데 ‘조작’이라고? 우리들에게 그 ‘조작’이라는 표현은 마치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동원되는, ‘영혼 없는 단체’로 취급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회원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은 <오마이뉴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위선적인 행태다.

    <오마이뉴스>는 기사를 통해 ‘촛불 시위’는 늘상 찬양한다. 과거 ‘민주화 운동’과 그 주인공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헌법을 수호했다’고 칭송한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폭력과 불법행위는 ‘어쩔 수 없는 부수적 피해’라는 식이다. 

    반면 우리들은 철저히 현행법을 지키며 대다수 국민들도 공감하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우리를 ‘왜곡된 이미지’라며 조롱하고 비난했다. 자기들과 시각이 다르다는 게 이유인 것 같다.

    정말 그렇다면 <오마이뉴스>의 이중 잣대는 ‘P세대’의 존재를 부정하는 기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세상 모든 이가 <오마이뉴스> 생각에 동의하고 따라야 하나.


    <뉴> 기사를 쓴 기자는 ‘천안함 추모식’ 등에 참여한 단체 규모, 참석자 수를 놓고 ‘20대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졌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실생활에서 볼 때 <오마이뉴스> 기자의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나.

    <김> 그 기자에게 묻고 싶다. 당시 추모식 참석자들이 ‘진심’이었다는 걸 받아들이려면 제곱미터 당 몇 명이 집회에 참석해야 하는지 단위나 기준을 갖고 있나? 좀 알려 줬으면 좋겠다.

    <오마이뉴스>는 ‘천안함 대학생 추모 행사’와 ‘쇠고기 파동 시위’를 단순 참가인원으로 비교해 대학생들의 추모식을 폄훼했다.

    그런데 이 비교가 말이 되나.

    우선 광우병 촛불시위는 왜곡된 정보가 방송, 인터넷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민 전체를 공포와 불안에 빠뜨린 사건이다.

    반면 천안함 추모식은 사건이 일어난 지 1년 뒤 일부 단체 회원들이 추모하기 위해 모인 ‘소모임’이다. 추모식 추진위원회는 당초 7개 단체들만 참가해 조촐히 치르려 했던 것이다. 광고도 없었다. 방송, 인터넷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광우병 촛불시위’와는 달랐다. 

    <오마이뉴스>의 비교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중앙일보> 등 비난받은 언론의 보도 근거가 모두 ‘가짜’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마이뉴스>는 <중앙일보>의 보도 근거들이 부정확하고 갯수도 적다며 비난했다. 이때 <오마이뉴스>는 ‘필요한 것’만 골라서 인용했다.

    최근에 <중앙일보>를 봤는데, 대학에서 안보관련 강의 수강생 수가 많아졌다는 것과 ‘경제 정책 등은 정부에 반대하지만 대북 정책만큼은 지지한다’는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 이런 건 왜 빼먹었을까.

    실생활에서도 젊은 세대의 안보의식은 <오마이뉴스>가 ‘상상하는 것’과 다르다. 선배들은 대부분 1학년 남학생에게 ‘신검은 언제 받느냐?’ ‘내가 봤을 땐 빨리 가는 게 좋다’고 말한다.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면 당연히 가는 거라고 여긴다. 군대 얘기가 특별한 이슈가 아닌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다. 

    어릴 때, 대입을 코앞에 뒀을 때,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군인은 보람된 직업’ ‘멋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에 사관학교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TV나 신문에 계속 나오는 북한 김정일 집단 관련 소식에 대해 ‘아, 쟤네들 대체 왜 저래!’ ‘지겨워!’ 같은 짜증 섞인 반응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뉴> <오마이뉴스>는 기사에서 ‘20대 안보의식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그 근거로 ‘지원 입대율이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에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같다. <오마이뉴스>가 인용한 지표는 모두 ‘자원입대’하는 부대다.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자원입대를 안 해도 육군, 공익 등으로 복무한다.

    <오마이뉴스>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탈영병, 병역거부자가 늘었다는 지표를 내놔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 특수 부대나 ‘힘든 부대’ 지원율이 낮아졌다면, 그것은 학생들의 체력과 적극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교육부 자료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 ▲ <오마이뉴스>는 일명 'P세대'로 불리는, 안보의식이 높은 20대를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는 일명 'P세대'로 불리는, 안보의식이 높은 20대를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뉴> 문제의 기사를 보면 필자와 매체가 20대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대학생들은 정치는 물론, 안보, 국제관계, 사회 문제 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친구나 학우들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 내 주변에도 그렇고 캠퍼스를 보면, 대부분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다. 뉴스를 안 본다. 당장 10년 뒤, 5년 뒤, 내일 닥칠지도 모를 것들을 따분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저녁 어느 노래방에 갈지, 술은 누구랑 마실지가 오히려 더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일부 정치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 표출에 적극적이며 그 범위도 넓어졌다. 내 친구들 중 사회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최악인 인권 상황, 국제 범죄, 대남 도발을 이유로 북한을 비판한다.

    현 정부의 다른 정책엔 반대해도, 대북 정책은 좋다는 사람이 내 주변에도 많다.

    정치에 관심 없는 친구들은 뉴스에 북한 뉴스가 나오면 짜증을 낸다. 불안하게 만든다고.

    그것도 안보의식으로 본다면, 북한이 과거에 비해 자주 도발하면서 안보의식이 투철해 진 것이 맞다.


    김규현 군은 <오마이뉴스>는 물론 ‘자칭 진보’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이었다.

    김 군은 “평화·진보라는 이름으로 폭력 시위를 주도하고, 자신들 생각만 옳고 그 생각대로 사회가 운영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은 자는 배척하는 폐쇄적 사고를 가진 ‘혁명론자’들이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정의로움’으로 불리고 20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게 불만”이라며 “그들 말 대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려면 보수든 진보든 원칙을 바탕으로 평화적이며 개방적으로 의견을 교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게 바탕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군은 “내가 ‘New 또다시’라는 단체에 가입한 이유도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서였다.

    북한의 도발에 화가 나 복수하자고 가입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의 주장을 듣다보니 <오마이뉴스>가 <중앙일보> 보도를 ‘이미지 왜곡’이라고 비난하던 게 생각났다. 자신 눈 속에 들보가 들어 앉아 있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