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 신부 “머리만 채우는 교육, 마음공부는 없어”“우리말로도 못 알아듣는데 국문학까지 영어로?”
  • “젊은 학생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자살까지 하다니 참 안타깝다.”

    박홍 신부(전 서강대 총장)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 대해 ‘참 안됐다’며 “학교 측의 경쟁위주 교육방식이나 스트레스를 못 이겨낸 학생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 박홍 신부.ⓒ자료사진
    ▲ 박홍 신부.ⓒ자료사진

    박 신부는 14일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해 “나도 총장을 해 본 사람이지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서남표 총장에 대해 책임지고 용퇴를 해라 하는 말은 잘못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젊은 이들은 강요가 들어가면 부러지고 죽는다. 약하다”라며 “(교육)방법론에 있어서는 새롭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방법이 안 좋으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신부는 “차등등록제는 등록금으로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고 공부를 시키려는 동기가 있었겠지만 방법론에서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100% 영어수업’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영어, 영어 너무 강조하는 것은 잘못 됐다”며 “철학도, 국문학도 영어로 하라는 돌 대가리같은 발상이 어디 있느냐”며 “한국말로도 깊이 잘 못 알아듣는데, 외국말로 알아들으라 하면 이중 고통을 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신부는 “지식 말고 인간이 되는, 머리 교육만 아니라 마음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서강대 총장 때 전 세계 대학 총장들이 모이는 회합에 참석했는데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 유럽의 유명한 총장들이 ‘지금 대학 교육은 실패’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고 소개했다.

    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대학인데 인성교육, 인격교육을 다 포기하고 지식교육만 했다는 반성이었다는 것. 박 신부는 “한국의 대학교육은 외국의 명문대학이 과거에 실패한 길을 뒤쫓아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신부는 “카이스트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교육이 같은 처지”라며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가치가 내면화 되지 않고 과학 기술만 수학이나 이런 기술만 강조했을 때 절름발이 인생이 되고 자살 비슷한 이러한 열병의 결과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