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학부모, 초중고, 교육부가 포기한걸 서남표에게 하라고?아무도 하지않는 인성-인격교육을 왜 카이스트에만 주문?
  • ‘서남표 희생양’ 만들기


    박홍 신부님이 말했다.

    “인성교육 인격교육을 시키지 않고 지식교육만 시켜서야...“

    KAIST 서남표 총장을 나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서남표 총장이 포기한 게 아니라 이미 각 가정, 학부모, 초등학교, 중고등 학교, 교육부가 먼저 한 것이다. 그걸 몽땅 서남표에게 씌울 수는 없다.

     어른을 공경해라, 예의범절을 지켜라,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라, 공공장소에서 제멋대로 날뛰지 말아라, 버스와 전철 안에서 전화를 시끄럽게 걸지 말아라, 줄서기를 잘 지켜라, 소인배(小人輩)나 시정잡배 아닌 군자(君子), 숙녀(淑女)가 돼라, 신발을 댓돌 위에 가즈런히 벗어 놓아야 한다, 쓰레기는 반드시 분류해서 버려라...

    이런 인성교육, 인격교육은 대학생 때 아닌 어릴 때 가정에서 시켰어야 한다.

    그걸 안 한 채 KAIST 총장에게 “너 왜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은 안 시키고 영어강의만 했느냐? 그래서 아이들 죽이지 않았느냐?”고 뒤집어 쒸울 수는 없다.

    세계수준의 고강도 영재 교육훈련, 그리고 예컨대 전 과목 영어강의도 있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기 싫고 못 하겠으면 입학하지 않으면 된다. 다른 대학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성교육, 인격교육이란 수양(修養)과 수행(修行), 인문-교양 교육, 규범(規範) 교육, 신사도(紳士道) 교육, 문화-예술-철학-고전(古典)의 세례(洗禮), 자연에 대한 외경(畏敬)...같은 것이다.

    이걸 KAIST에 입학하고서부터 비로소 처음 시키라는 것인가? 서남표가 무슨 수로?

    부모를 포함해 온 세상이 포기한 그런 교육을 그는 했어야 한다?

    심히 공정(fair)하지 못한 희생양 만들기다.

    딱히 서남표를 두둔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서남표 방식에도 그 나름의 문제점은 있을 것이다. 다만 사태에 대한 ‘공정한’ 성찰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 뿐이다.

    서남표는 근현대 교육의 지식경쟁, 지식훈련이라는 큰 대세 안에서 ‘그 중 최고’를 지향한 것이다. 그게 ‘죄’라면 그에 대한 처벌을 내릴 자격 있는 사람은 아마도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를 불러다 세계적인 과학자에게 "4천만이 다 아는 고스톱을 왜 모르느냐?"고 닥달 놓은 국회부터가 개판 아닌가?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