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표 개혁’

      현장의 참모습은 알 수 없다. 서남표 식 학사운영의 내막이 무엇인지를 외부에선 정확하게 가름할 수 없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결론은, 대학을 다양화 시키고 학생들과 엄마들이 처음부터 학생의 수준, 능력, 성격에 맞춰서 학교를 신중하게 잘 골라야 하겠다는 것이다.

      해병대, 특전사 입대를 쉽게(?) 지원해선 안 될 일이다. 나에게 맞아야 지원할 일이다. 입대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다수 훈련병들이 중도하차를 한다.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해병대 특전사를 다르게 만들어야 하나? 해병대 특전사는 그런 특별한 부대다. 그걸 충분히 사전 검토하지 않은 채 지원할 일이 아니다.

      평준화론자들은 카이스트 같은 교풍을 싫어한다. 그러나 싫어도 자유국가에선 그건 있는 것이다. 있어야 한다. 다만 그러기에 각자가 자신과 지망학교를 먼저 잘 파악하고 나서 학교를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그 밖의 다른 학교들은 뒤로 밀려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각기 특성화 되고 차별화 된 학교로 나가면 모두가 다 훌륭한 학교다. 교육의 모습과 사람들의 인식을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런 교풍(校風) 저런 교풍 있고, 이런 타입 학생 저런 타입 학생 있어야 한다. 획일화는 곤란하다. 서남표 개혁 자체에 그 어떤 시정할 것이 있을 수는 있다. 있으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러나 카이스트란 학교의 특성 자체를 없애선 안 된다. 그런 학교도 있는 것이다.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그래서 더욱 들어가겠다.” “그래서 아예 관두겠다”를 일직암치 선택해야 한다. 선택을 위한 충분한 정보수집이 가능해야 하고.

      강제입교란 없다. 자유롭게 가고 안 가고 할 수 있다. 전과목 영어강의가 싫으면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서남표 총장도 남의 말을 좀 들어 보는 게 어떨까? 혹시 필요 이상의 '과잉'은 없었는지...

      경쟁 일변도냐, 평준화 일변도냐의 양자택일로 논쟁이 흐르지 않았으면 한다. 수월성(秀越性), 다양성, 차별성이 유지되면서 ‘서남표 개혁의 개혁이’이 검토됐으면 한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