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초유의 비극적 재난을 맞아 많은 기업들이 일본을 돕기 위해 나서고 있다. 아이티를 뒤흔든 지진이나 뉴올리언즈를 덮친 태풍 카타리나의 재난 때 역시 수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했다. 하지만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기업들이 이런 활동을 할 때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지난 12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검색 엔진 빙(bing)은 일본 지진에 관한 빙의 콘텐츠(http://binged.it/fEh7iT)를 리트윗할 때마다 1인당 1달러를 기부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어차피 기부할 돈이니 이왕이면 이 기회에 트위터 사용자들의 트래픽을 끌어오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비극적인 재난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제는 빙(bing)한다는 말이 남의 불행을 이용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구글은 일본에서 실종자 찾기 해주면서도 생색내지 않잖아?’ 등 10만 여 사용자들이 MS사의 ‘생각 없음’에 크게 분노한 것.

    결국 이 캠페인은 일곱 시간 만에 철회됐으며 MS 사는 일본에 1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돈은 돈대로 쓰고 네티즌들의 인심마저 잃었다.

    MS 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기업이 좋은 일을 할 때는 절대 대놓고 광고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일을 하면서도 생색내지 못해 억울할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역효과가 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일본을 도우려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일본과 같은 거대 시장에 브랜드를 알릴 절호의 기회인 것도 사실이지만, 우선은 마음을 비우고 순수하게 돕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도 알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