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등장하는 광고는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쉽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광고들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그 대답은,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확실히 ‘No'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의 광고 컨설턴트 기업인 에이스 매트릭스에서는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공중파 텔레비전 채널을 통해 집행된 광고들을 분석해 ‘2010년 유명인사 광고 분석 보고서(2010 Celebrity Advertisements: Exposing a Myth of Advertising Effectiveness)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타이거 우즈나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거물급 인사들이 출연한 광고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유명인사 광고는 그 효과가 평균치에 머물거나 심지어 평균치 이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 ▲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 광고들 ⓒ 에이스 매트릭스 Ace Matrix
    ▲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 광고들 ⓒ 에이스 매트릭스 Ace Matrix

    유명인사를 이용한 광고 중 12%는 매출액 상승이 10% 내외에 그쳤으며, 유명인사 광고 중 1/5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까지 보였다.

    에이스 매트릭스의 CEO인 피터 데이벌(Peter Daboll)은 그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유명인사들이 일반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과 같지 않은 데다가, 소셜 미디어의 이용이 확산됨에 따라 텔레비전 광고가 전에 갖던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것.

    불과 5년 전만 해도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던 소비자들은 전보다 더 풍부한 정보에 접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늘 시간에 쫓기는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힘들어졌다. 더욱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남의 강요'로 물건을 선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된 것이다.

    아래 표는 올해 미국 최악의 광고들이다.

  • ▲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 광고들 ⓒ 에이스 매트릭스 Ace Matrix

     

    불명예를 안은 이들 광고의 공통점은? 도대체 무슨 광고인지,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지 알 수 없다는 것.

    특히나 크리에이티비티가 형편없는 광고에 유명인사까지 등장하는 것은 쓰라린 상처에 소금까지 붓는 격이라고 피터 데이벌은 말한다. 크리에이티비티가 뛰어난 광고에는 유명인사가 필요 없으며, 이는 타겟의 연령이나 계층과 무관하게 성립하는 '법칙'이라고.

    최근 유튜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휴렛 패커드의 “행복한 아기(Happy Baby)"나 소니의 ”모두를 위한 서사적 게임(Epic Gaming For All)"과 같은 경우야말로 유명인사 없이도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 미국의 뉴스가 우리나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세계 어느 지역 못지 않게 인터넷 보급률이 높으며,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소비자들 역시 유명 연예인들 얼굴에 혹해 구매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이미 한참 벗어난 '스마트한' 타겟임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해져서 걱정인가? 그럴 필요는 없다. 사실 브랜드 입장에서 이처럼 좋은 소식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유명인사를 캐스팅하는데 그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