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담화문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건 '국민 단합'"핵폐기 위해 대북 지원했지만 결과는 이 지경"
  •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뭘 말하고 싶었을까.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위기상황에서의 단합'이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민들이 단합해 이번 안보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기본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북한 포격 도발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북한 포격 도발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화문의 부제를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입니다'로 정한 것도 이 대통령의 의중이 '국민단합'에 있음을 짐작케 한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하나로 뭉쳐 적에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와 군의 초기대응의 잘잘못 보다 (북한의 도발)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닌 만큼 우선 단합해 적에 대응해야 한다"며 "담화문의 내용이나 시기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천안함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 당시 원인을 두고 보였던 내부 분열의 모습이 이번 북한의 추가 도발 빌미를 줬다는 문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문구를 담화문에 넣었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었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의 '햇볕정책'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와 관련, 홍 수석은 "햇볕정책 종언 선언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기 보다 그런 해석이 옳다 아니다고 답하라는 것에는 답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경제적 지원도 하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핵을 개발하고, 노골적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개발하고 있다고 대놓고 공격하는 지경가지 갔다. 우리가 지금까지 20년 동안 그렇게 했지만 결과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느냐"고 에둘러 동의했다.

    지난 천안함 담화 때와 달리 이 대통령은 이번 담화문에 북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도 홍 수석은 "사과보다 더 큰 걸 요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