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중 여윈 몸 촛불처럼 태우며…"  
     
     장진성(탈북詩人)     
     

                         追慕詩

           -黃長燁 선생님 靈前에 이 시를 바칩니다.-

                                               

    당신은

    참으로 살 줄 모르셨습니다.

    일흔이 넘은 여생에

    무슨 미련이 더 남아 있다고

    그 모든 樂을 뒤에 두고

    낯 설은 이 땅에 오신 겁니까

     

    아니 당신은

    살기를 원치 않으셨던 분입니다

    쪼개진 이 조국이 뭐라고

    반 백년이 넘도록

    하나를 하나라고 말 못하는 이 자유가 뭐라고

    남들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것을

    버리고도 어쩌면 그리도 떳떳하셨습니까

     

    당신은

    목숨이 하나인 줄도 모르셨습니다

    아셨다면

    그 목숨을 노리는 끈질긴 협박에도

    그처럼 태연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 독재보다 강한 자유를

    그처럼 자신 있게 보여주실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이 지나면

    새날이 오는 줄 누구나 다 아는데

    그것조차 모르신 듯 순진했던 당신이었습니다

    잠들어선 아니 될 애국의 양심으로

    한 밤 중 여윈 몸 촛불처럼 기껏 태우며

    해 뜨기를 순간순간 기다리던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서 횃불이었습니다

    分斷의 가운데 서시여

    거짓이 숨어있는 곳과

    진리가 가능한 곳을

    우리 눈에 보이게 해주셨던 빛이었습니다

    가슴으로도 들리게 해주셨던 깨우치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이 나라의 어르신이셨습니다

    뜻보다 옳은 生은 없고

    진리보다 긴 세월은 없다고

    사람이 사는 법을 알려주신 87세였습니다

     

    이 시대에 사는 人生이라면

    조국의 상처보다 더 큰 곡절 없고

    자유의 통일보다 더 큰 성취 없음을

    몸소 희생으로 보여주신 애국의 열정이었습니다

     

    아 그런 당신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살

    당신의 이름은 黃長燁입니다!

     
    http://blog.daum.net/nkfree/7513649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著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