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핏줄" 여동생 부부 섭정, 장성택측근 최룡해도 대장"천재적 지략갖춘 군사의 영재" 우상화...오늘 회의서 구체화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대 후반(1982년생 추정)에 불과한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 마침내 근.현대사상 최초의 `3대 권력세습' 구도를 공식화했다.
    44년만에 소집된 노동당 대표자회에 맞춰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 이로써 작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지 1년9개월만에, 고 김일성 주석이 아들 김정일 위원장한테 넘겨줬던 세습권력을 손자 김정은이 다시 이어받는 초유의 권력승계 구도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날 김정은이 `군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후계구도 공식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28일 열릴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 비서국 비서 같은 고위직에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최고 지도기관 선거'를 단일 안건으로 열리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 구도를 뒷받침할 인적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후계자 김정은에게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도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김정은 후계체제 하에서도 김 위원장이 최대 국정지표로 삼았던 `선군정치'의 기치는 퇴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아울러 군 경험이 전무하고 군부 인맥도 일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한테 `친 군부' 이미지를 포장함으로써 군 내부로부터의 지지를 한층 공고히 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작부터 김정은한테 `샛별장군', `청년대장', `김대장' 같은 별호를 써온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외신이 전한 김정은 우상화 자료에서도 그는 "군사적 안목이 넓고 실력이 비할 데 없이 높으며, 천재적 영지(英知)와 지략을 지닌 군사의 영재"로 묘사되고 있다.
  • ▲ 평양역에 도착한 북한 전역의 노동당대표자들.(연합뉴스)
    ▲ 평양역에 도착한 북한 전역의 노동당대표자들.(연합뉴스)

    북한 전문가는 "김정일 체제에서 `선군정치'의 이념은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과 비슷한 위상을 갖고 있다"면서 "김정은한테 `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북한 사회에서 군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식해, 선군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당 경공업부장)와 장성택(김경희 남편.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게 `군 대장' 칭호가 주어진 것도 `친군(親軍) 제스처'의 연장으로 보인다.

    어차피 20대 후반인 김정은 혼자 힘으로는 후계체제를 끌고 가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믿을 수 있는 `핏줄'과 그 심복들을 후계구도의 버팀목으로 삼겠다는 뜻이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리영호 군 총참모장(대장)을 차수로 승진시킨 것 외에 대장 3명 등 40명 가까운 장성급 승진인사를 단행해, 어린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힘센 군부를 다독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북한대학원대학의 양무진 교수는 "군 장성급 승진인사에 이은 당대표자회 인선을 통해 김정은 후계체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