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국무총리 발탁을 계기로 여권내 차기 대권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이 같은 상황을 맞아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해 있다.

    여권 내에서 차기를 노리는 '주자군'으로 김 총리후보자와 함께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거명되는 등 후보군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게 '대권 속도전'의 근거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홍준표 나경원 원희룡 의원과 이완구 정우택 전 지사들도 잠룡군에 포함될 수 있다.

    한 친박 의원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만히 있으면 말라죽을 수 밖에 없다"면서 "박 전 대표로서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행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른 친박 의원도 "올해 정기국회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어느 누군들 집에 가만히 앉아있으려고 하겠느냐"고 공감했다.

    그러나 친박계 내에선 박 전 대표가 기존의 행보에서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선이 2년반 가까이 남은 지금 8룡(龍)이니, 9룡이니 하는 말이 나온다는 자체가 오만의 극치다. 국민이 얼마나 한심해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빨라질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반박했다.

    비서실장 역할을 맡아 온 유정복 내정자도 일부 기자와 만나 "기존 입장대로 갈 것"이라고 공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누가 총리가 됐다고, 직책을 맡았다고 해서 그냥 대선후보가 되는게 아니다.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온 대로 페이스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박 전 대표보다는 주변 인사들이 불안해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친박의원은 "박 전 대표 본인은 대권행보를 빨리 가져갈 생각이 없지만, 잠룡들의 등장에 불안해하는 주변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