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2일 아침 한겨레신문은 ‘충격적인사진’ 사진 2장을 실었다. 4대강살리기 사업 낙동강 37공구 안동 구담습지의 2009년 6월 13일 모습과, 2010년 5월 9일 사진이다.

    작년 사진은 파란 하늘을 품은 맑은 수면의 강물과 습지 모습이었으나, 올해 사진은 모래자갈이 나뒹구는 황무지같은 공사 현장이 담겨 있다.

    '생태계 자궁 들어내려는가' 자극적 제목

    “생태계 ‘자궁’을 들어내려 하는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아래, BEFORE AFTER 비교사진처럼 친절하게 굵은 화살표로 표시된 두 사진은 누가 봐도 작년의 맑디 맑은 습지를 파헤치고 메워 황무지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진기를 든 지율 스님이 낙동강을 걷고 있다. ... 지난해 봄부터 지금까지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란 이름으로 시민·학생·전문가들과 함께 낙동강 곳곳을 돌아보며 삶의 터전이자 천혜의 비경이 사라지는 상실의 아픔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낙동강의 습지, 모래사장, 둔치, 숲, 강 속 섬(하중도), 지천, 둑 등의 온전한 모습과, 불과 1년 사이에 중장비에 무참히 짓밟힌 모습을 모두 담아낸 사진들이다. 지율 스님의 사진과 글을 주제별로 묶어 10여 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그 첫회는 11개월 만에 초록의 습지가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경북 안동의 구담습지 모습이다....”

     

    지율스님이 쓴 글을 나눠 싣는다는 위 기사 내용엔 '습지가 흉물스럽게 파헤쳐진'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사진처럼 지금 그 습지는 사라졌을까?

    낙동강 구간 구담습지는 거의 그대로 있다.  37공구 컨소시엄 공동현장에서 옆의 습지는 전처럼 푸른 하늘을 담고 있었고 구담습지 하류에 치수용으로 작게 만드는 구담보 건설현장만 펼쳐져 있을 뿐이다.

     다른 각도로 찍어 습지 사라진 것처럼 보여

    현재의 황폐한 사진은 작년에 사진을 찍은 위치가 아닌 각도에서 찍은 것이다. 즉 구담보 건설 현장 바닥을 중심으로 찍었으니 누가봐도 습지는 '모래자갈로 다 메워진 황무지'로 변한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의도가 뻔히 드러나보이는 사실상 '왜곡사진' 인 셈이다.

     4대강 추진본부에 따르면 한겨레에 실린 맨 위 사진은 작년 6월 사진이 맞다. 그러나 그 습지의 현재 모습은 한겨레의 아래 사진에 실린 '황무지' 사진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5월 12일 현장에서 찍은 세 번째 사진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작년과 현재 모습은 변한 게 없는 것이다.

  • ▲ 한겨레에 실린 사진. 위 사진은 작년 모습, 아래사진은 공사현장을 부각시켜 찍은사진. 다른 각도에서 찍은 두 사진을 올해 파괴된 것처럼 착각하도록 비교했다.  ⓒ 뉴데일리
    ▲ 한겨레에 실린 사진. 위 사진은 작년 모습, 아래사진은 공사현장을 부각시켜 찍은사진. 다른 각도에서 찍은 두 사진을 올해 파괴된 것처럼 착각하도록 비교했다.  ⓒ 뉴데일리

    한겨레에 실린 사진 속에 습지가 파괴된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공사현장 우측 뒤쪽으로는, 12일 찍은 세 번째 사진처럼 작년 모습 그대로 습지도 있고 강물도 멀쩡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위성사진으로 보자. 

    맨 아래 사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구담보 건설현장이다. 붉은 곡선표시로 된 부분이 습지이다. 작년에 찍은 사진은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찍은 것이고, 올해 모습이라며 황폐한 모습을 담은 사진은 파란 화살표 방향으로 공사현장이 부각되도록 찍은 것이다. 전혀 다른 각도의 사진을 놓고 습지, 강이 파괴된 것처럼 착각하게 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경북 안동시 풍천면 기산리 구담습지는 4대강 살리기 사업 계획 수립과정에서 있었던 환경영향 평가 결과, '보존해야할 습지'로 정해진 곳이다.

     윤문희 공동 현장소장은 “신문에 그런 사진이 나왔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우리는 설계대로 습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인근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가진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 ▲ 한겨레에 실린 작년 사진처럼, 12일 비슷한 각도에서 찍은 올해 현장 사진. 강물과 건너편 구담습지가 멀쩡히 보존돼 있다. ⓒ 뉴데일리
    ▲ 한겨레에 실린 작년 사진처럼, 12일 비슷한 각도에서 찍은 올해 현장 사진. 강물과 건너편 구담습지가 멀쩡히 보존돼 있다. ⓒ 뉴데일리

    오히려 습지를 없애고 문화체육시설을 만들어달라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환경영

    향평가를 마친 설계대로 습지를 보존해야 함을 설명했을 정도”라고 전하면서 이렇게 독자들을 착각하게 하는 사진이 왜 그 신문에 실렸는지 황당해했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관계자도 “해당 신문에 실린 사진은 다른 각도에서 찍어, 공사로 습지가 사라진 것처럼 착각하게 했다”며 “보존 대상인 구담 습지는 원형대로 잘 보존되고 있으니 국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 ▲ 파란 구역이 보 건설 현장, 빨간 구역이 습지. 파란화살표방향은 한겨레에 실린 두번째 사진을 찍은 각도로 추정되고 빨간화살표 방향은 한겨레에 실린 작년사진과 12일 현장에서 찍은 현재사진촬영 각도이다. ⓒ 뉴데일리
    ▲ 파란 구역이 보 건설 현장, 빨간 구역이 습지. 파란화살표방향은 한겨레에 실린 두번째 사진을 찍은 각도로 추정되고 빨간화살표 방향은 한겨레에 실린 작년사진과 12일 현장에서 찍은 현재사진촬영 각도이다.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