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MBC 사장이 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22일 여의도 보훈회관에서는 ‘MBC 사장 지원자 국민 검증 공개청문회’가 열렸다. 보수 시민단체 50곳이 만든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이하 연합)이 주최한 이 행사에 참석한 사장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MBC를 변화시킬 ‘새로운 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초 신임사장이 될 사람을 검증하겠다는 ‘공개청문회’의 의도가 무색할 정도로 15명의 후보 중 단 3명의 후보만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후보들 중 MBC 사장이 나올 가능성은 20%에 불과한 셈이 됐다. 

    첫 번째 후보자는 이상근 전 MBC 건설기획팀장이었다. 그는 연신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 전 팀장은 “사람들은 4대강은 찬성하면 MB사람, 또 반대하면 진보세력이라고 규정한다. 이 같은 이분법적 사고는 위험하다. 보도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보도는 한쪽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측면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MBC는 균형 잡힌 시각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MBC와 관련된 ‘오보’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주장을 쏟아냈다.
    “MBC 사장이 되면 ‘겸손한 자세로 넓게 보고 판단하라’를 슬로건으로 정할 것이다. 방송은 그 파급력에 따라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영역이다. 때문에 ‘프로그램 사전 심의제’가 법적으로 명문화도 돼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도입이 절실하다” 이상근 전 팀장은 MBC 방송이 오역, 오보, 표절 등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프로그램 사전 심의제의 부재에서 찾은 셈이다.

  • ▲ MBC 사장 지원자 국민 검증 공개청문회 ⓒ 뉴데일리
    ▲ MBC 사장 지원자 국민 검증 공개청문회 ⓒ 뉴데일리

    두 번째 후보자로 나선 최도영 라디오본부PD는 MBC가 필요한 것은 ‘변화’라고 주장했다.
    최 PD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이상하게 취급하는 것이 현재 MBC 내부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뉴스데스크의 광고는 한자리수로 줄어들었다. 비상경영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어학실습비, 문화지원비를 2만원씩 삭감하는 것이 아니다”고 엄기영 전 사장의 경영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엄 사장은 큰 것은 놓치고 작은 것을 운운했다. 결국 MBC는 고객없는 방송사가 됐다”고 한탄했다.

    청문회의 마지막 후보인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은 MBC의 위기는 ‘보도’, ‘공정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지 못하고 내부 경영마저 부진해지자 MBC가 여러 곳에서 압박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는 편견을 가지고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때문이다. MBC는 구성원의 편견으로부터 독립해 방송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연합 측은 “MBC개혁의 뜻을 받아 출범한 방문진 이사회는 무능과 무원칙밖에 보여준 것이 없어 직접 검증과정을 거치겠다”고 청문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청문회 대상자를 MBC 사장 지원자로 방문진에 지원서를 제출한 모든 사람들로 설정했으나, 3명의 후보만이 참석해 검증보다는 ‘홍보’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한 방청객은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왔다. 프로필 정도는 읊어주고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회사 경영에 대한 얘기는 쏙 빼놓고 자기네 자랑하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한편, 방문진은 2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접수된 서류를 검토한 뒤 사장 후보자를 압축할 예정이다. 24일에는 MBC 사장 후보자를 5명 안팎으로 추린 뒤, 26일 사장 내정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신임 사장은 MBC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신임 사장 임기는 엄기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다.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에 참여한 50개 단체는 다음과 같다.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국민행동본부, 건국이념보급회, 공정방송지킴이,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 국가쇄신국민운동연합, 국민통합선진화행동본부, 나라사랑시민연대, 나라사랑실천운동, 대한민국건국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건국운동자유족회, 대한민국구국결사대, 대한민국바로세우기여성모임,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라이트애국연합, 라이트코리아, 민주이념연구회, 바른교육어머니회,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 북한민주화포럼, 북한해방동맹, (재)사회안전연구원, 서울시애국단체협의회, 선진화시민행동, 실크로드CEO포럼, 실향민중앙협의회, ROTC구국연합, MBC방송허가취소국민운동, 올바른교육시민연대, 외국인노동자대책연대, 6.25남침피해유족회,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자유민주민족회의, 자유민주비상국민회의,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운동연합, 자유수호국민운동, 자유언론인연합, 자유주의진보연합, 전국NGO연대, 준법운동국민연합, (사)한국푸른쉼터신문, (사)한국문화비젼, (사)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한국인터넷언론협회, 한국청소년문화사업단, 한국청소년보호협회, 해외희생동포추념사업회, 활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