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1년 중공군의 서울 재점령 의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임진강 전투 영웅들인 영국군 글로스터 대대의 전투 상황을 기록한 책 ‘마지막 한발’ 한글판 출판기념회(엔드루 새먼 저, 시대정신 출간)가 19일 서울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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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드류 새먼 지음, 강남문화재단 펴냄

    ‘적성전투’라고도 불리는 임진강 전투는 1951년 4월 문산-화천선에 집중투입된 중공군 36개 사단과 북괴군 1 개 군단 등 30만 대군 중 중공군 주력인 제 63군 3개 사단 4만2000명과 영국군이 주축인 영 연방군 제29보병여단간의 피비린내나는 사흘간의 전투를 일컫는 말이다.

    전투 중 영국군 글로스터 대대원 750명은 퇴로가 차단된 채 중공군과 정면으로 맞서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다. 적군에 비해 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병력으로 버틴 나흘은 세계 전쟁사에도 유례가 없는 영웅적 투혼이었다. 글로스터 대대원 중 살아남은 사람은 50명에 불과했다.

    미국 워싱턴 타임스, 영국 더 타임즈, 미국 포브스 등의 한국특파원을 지낸 프리랜서 기자 앤드루 새먼은 생존한 글로스터 대대원 50여명을 일일이 인터뷰해 지난해 4월 이를 ‘To the Last Round’라는 책으로 냈다. 지난해 12월 30일 출간된 ‘마지막 한발’은 그 한국어판이다. 글로스터 대대원들이 중공군에 맞서 마지막 한발의 총알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사용하며 용감하게 싸웠다는 뜻으로 책 제목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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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류 새먼 ⓒ 뉴데일리

    이 책에는 1950년 11월 시변리 전투부터 1951년 4월 임진강 전투까지, 영국군이 치러내야했던 전투의 치열함과 비참함, 압록강변 포로수용소에서의 고난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전쟁이 끝나 모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여러 이유로 또다른 싸움을 해야 하는 참전용사들의 얘기도 담겨있다. 포로로 붙잡힌 경력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군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장교나 자신의 참호에서 끔찍하게 죽어가던 중공군 병사의 악몽에 시달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게 되는 병사의 얘기가 그 예다.

    이 중 일부는 한국을 방문해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과 참전용사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한국 국민에게 감동을 받아 병이 낫거나 인생의 황혼기에 새로운 삶의 보람을 찾기도 한다.

    새먼은 참전용사 개개인의 얘기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가 만난 영국군 생존자 대부분은 소총과 수류탄을 들고 참호 사이를 누볐던 대대급 이하 장교, 부사관, 병사들이다. 애국심, 희생정신, 전우애와 같은 이야기들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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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한발'의 저자 앤드류 새먼과 한국전쟁의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 ⓒ 뉴데일리

    책에는 전투 당시 참전용사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기억을 떠올려 그린 그림, 격전지 전투 상황도, 참전용사 및 부대의 근황 등도 실려있다.

    저자는 이날 “현재 한국의 성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 혹독했던 시절의 나락 또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임진강에서 전투를 벌였던 사람들 얘기를 통해, 나는 ‘잊혀진 전쟁’에 조그마한 생명의 불씨를 불어 넣었기를 바란다. 내가 이 일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주한 영국대사관 무관 마트 오핸런 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