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4월 ‘석면 화장품’ 이후 소비자는 불안해졌다. 값이 비싸더라도 유기농, 자연주의, 친환경 화장품이라면 잘 팔려나갔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일찌감치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감지, ‘유기농’, ‘친환경’을 표방한 화장품을 쏟아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월부터 6월 18일가지 화장품 매출을 분석해보니 유기농라벨을 단 화장품 매출이 매장별로 30%~9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부터 천연원료의 함량이 95% 미만인 화장품은 ‘유기농’을 표시할 수 없다고 한다. 구매할 때마다 원료함량을 확인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유기농’이라는 이 세 글자만 믿고 구매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짜유기농? 무늬만 유기농?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유기농, 친환경, 천연, 내추럴 화장품을 구별하지 못한다. 같은 의미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실제 유기농 원료를 포함하지 않거나 함유율이 10%도 안 되는 ‘무늬만 유기농’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진짜' 유기농 화장품은 어떻게 골라낼까. 전문가가 추천하는 몇 가지 구별법을 소개한다.

    STEP 1. ‘95% 함유량’ 따져 골라라
    친환경 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은 천연 화장품 범주에 속하지만 제조과정은 엄격하게 다르다. 식물성 원료를 추출해 만든 것이 친환경 화장품이고, 유기농 인증기관의 관리 하에 원료의 제조과정에서부터 화학적 처리를 거치지 않고 유기농 원료를 사용해 만든 것이 유기농 화장품이다.

    예를 들어, 재배 환경과 상관없이 천연원료에서 추출한 성분이 소량이라도 첨가됐다면 이는 친환경 화장품이 된다. 따라서 '100% Natural'(자연주의), 'Authentic'(믿을만한) 등을 표방한 제품이라도 유기농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 유기농 화장품은 재배 과정에서 화학비료와 농약 등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농법으로 재배된 원료를 사용해야 하며, 유전자 변형을 거치거나 동물 실험을 요구하는 성분을 사용해선 안된다.

    그러나 ‘유기농’이라고 표시돼 있어도 아주 적은 양의 천연원료만 들어간 제품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기농화장품을 고를 때는 제품에 함유된 식물성 원료 중 유기농 원료의 함유율과 전체 원료 중 유기농 식물성 원료의 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물을 제외한 완제품의 전체 원료 중 95% 이상이 유기농 성분으로 만들어져야 ‘진짜’ 유기농 화장품이 된다.

    STEP 2. ‘USDA 올가닉’ 등 인증마크를 확인하라
    유기농 인증마크를 확인해도 ‘진짜’ 올가닉 화장품을 구별할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된 유기농 화장품 중 미국의 ‘USDA 올가닉(Organic)’ 일본의 JAS, 호주의 ACO(Australian Certified Organic), 독일의 Bio, 프랑스의 AB(AGRICULTURE BIOLOGIQUE) 등의 로고는 각 국가의 정부기관에서 발급한 것으로 사설기업 등이 발급한 인증서보다 신뢰도가 높다.

  • ▲ 국가 기관에서 발급하는 유기농 인증마크 ⓒ 뉴데일리
    ▲ 국가 기관에서 발급하는 유기농 인증마크 ⓒ 뉴데일리

     

     

     

     

     

     

    민간기업이나 비영리기관에서 발급하는 유기농 인증서도 있다. 1991년 프랑스 민간기업이 만든 ‘에코서트(ECO CERT)’ 인증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USDA 올가닉’ 같은 국가기관의 인증절차에 비해 시간이나 비용 등이 훨씬 적게 들어 공신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에 'USDA 올가닉' 인증화장품을 수입한 (주)미야내추럴리 김헌석 대표는 “소비자들이 유기농화장품과 천연, 내추럴 화장품의 차이를 몰라 인공향료나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유기농 화장품으로 잘못 알고 구입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유기농 화장품을 사기 전 USDA 올가닉 마크 등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는지 여부와 유기농 성분 함량이 많이 들어있는 지 등을 꼼꼼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