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과거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질적 성장으로 분명히 전환해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전부터 약 5시간에 걸친 '2010 경제정책방향 민관합동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 높은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산업화, 민주화 모두 한 단계씩 더 성숙시켜 선진화의 단계까지 더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성장률을 5% 이상으로 전망하는 기관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전제조건이 있는 것이다. 조심해서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전제조건은 노사문제, 세계 경제여건, 기초질서 등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2010 경제정책방향 민관합동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2010 경제정책방향 민관합동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

    특히 이 대통령은 "모두 새로운 각오로 힘을 합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5년에서 10년 동안 이어진다면 우리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해결해야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말 우리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그러나 스스로 자책하지 말자. 세계가 우리를 배우려고 하지 않은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년의 평가를 긍정적으로 하고 넘어가자.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엄청난 규모의 국방비를 쓰면서도 우리가 이 정도 해 내고 있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국방예산의 반만 복지예산에 쓴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복지수준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측에선 정운찬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김성조 한나나라당 정책위의장, 재계에선 조석래 전경련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손욱 농심 회장, 최원병 농협 회장, 이종구 수협 회장, 연구계에선 현오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등 국책연구기관장, 이종화 ADB(아시아개발은행) 아시아경제국장 등 외국기관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한편 토론회는 계획된 시간을 30여분 초과하면서 4개 세션별로 우리경제의 현좌표와 향후 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을 포함한 150여명 참석자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참석자들은 내년도 우리경제의 회복세에 대해 대부분 동의했으며 향후 과제로 서비스산업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 등을 제시했다.

    '금번 경제위기의 전개과정과 주요국 및 한국의 대응' 주제의 제1세션에서 롤 IMF 한국미션단장은 "한국경제의 회복세는 상당부분 정부정책에 기인하고 있으며 그간의 신속한 정책대응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아직은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코엔 OECD 한국미션단장은 "내년에 한국은 4% 중반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출구전략을 서둘러 실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고, 권구훈 골드만삭스 상무는 "한국은 빠른 정책실행력은 인상이 깊었고 시장과의 소통도 원활한 수준"이라며 "향후 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으로 출구전략의 시기와 시장과의 소통여부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제2세션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주제인 '세계경제 현황 및 전망'과 관련, "G20의장국으로서 한국이 무역자유화 노력을 위한 국제공조가 지속되도록 리더쉽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내수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등 노동시장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돕스 맥킨지 서울사무소대표는 "내년에는 통화가치 불안정성, 부채축소, 높은 실업률 등이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를 전망한 제3세션에서 이성태 한은총재는 "내년에 일자리 창출을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삼은 것은 매우 적절하며, 이번기회에 우리나라 고용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종화 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DB는 한국이 내년에 4.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내수를 확충하고 투자확대를 위한 FTA(자유무역협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고문은 "내년에는 성장세가 확고해질 때까지 출구전략은 신중히 고려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현 좌표와 재도약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4세션에서 러치 AmCham 회장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적재산권을 강화하고 노동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환율 안정, 기술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국내 투자여건에 대해 외국에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기 단국대교수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통해 고용문제에 대해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