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정치적 의심을 제기하는 세력을 향해 "이 대통령이 대통령 한 번 더 할 것도 아니고, (세종시 수정 추진 때문에) 여권이 충청도에서 표를 얼마나 잃고 있느냐"며 "이것은 (이 대통령과 여권에) 결코 정치적 이득이 되는 이슈가 아니다"고 말했다.
-
- ▲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지난 27일 뉴데일리 창간 4주면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은 안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추진이 결국 박근혜 전 대표와 야당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정치적 포석이란 자당내 친박계와 야당을 겨냥한 반박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 대통령의 10월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진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세종시 수정 반대를 주장하는 측에선 이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현재 세종시 수정 문제에서 정치지형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주류에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란 점 때문이다. 야당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박 전 대표 역시 원안+알파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안을 내놓더라도 이 구도 하에선 국회에서 수정안 통과가 힘들다. 이 대통령과 여권 주류가 이를 모를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분은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도를 옮기는 것으로 재미를 좀 봤다고 말했듯이 (세종시법은)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됐고 정치인이 충청표를 의식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 번 더 대통령을 할 게 아닌 이 대통령으로선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고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다음에 출마한다면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출마할 것도 아니고, 더구나 세종시 수정 추진을 하면서 지금 얼마나 저항에 부딪쳐 고생을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 당도 혼란에 빠졌고 이 바람에 우리가 충청도에서 표를 얼마나 잃고 있느냐. 지난 번 (10·28) 재보선에서도 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정치적으로 결코 이득이 되는 이슈가 아니다"며 "여권이 굉장히 곤혹스런 상태에 빠져있는데 (세종시 수정 추진을) 정치적 목적과 연결시킨다면 순수성을 너무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을 대운하로 보는 민주당의 시각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대통령이 대운하는 안한다고 선언까지 했는데 뒤엎고 국민 앞에서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는 물론 수질개선과 수량확보, 관광과 일자리 창출 등 1석7조의 이익이 나는 사업"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세종시 수정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이 대통령의 수정 추진에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분들은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는 분들인 모양이다. 세계적 예를 들어보자. 브라질은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겼는데 룰라 대통령도 일주일에 절반 밖에 안 있는다고 한다. 수도를 만들며 엄청난 비용이 들어 국가부도가 한 번 났다. 호주의 수도 캔버라와 터키의 앙카라도 마찬가지다. 행정의 비효율성이 엄청나게 심각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수도를 옮기는 것으로 '재미 좀 봤다'고 얘기했듯이 (세종시법은)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했고 정치인이 충청표를 의식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한 번 더 대통령을 할 건 아니잖아요. 그 분이 다음에 출마한다면 수도권 표를 많이 모으기 위해서라든지,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출마도 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로인해 얼마나 저항에 부딪쳐 고생을 합니까? 우리 당도 혼란에 빠졌고, 이 바람에 우리가 충청도 표를 얼마나 잃고 있습니까? 지난 번 (10.28) 재보선에서도 보지 않았습니까? 세종시 수정은 정치적으로 결코 이득이 되는 이슈가 아닙니다. 이것을 다른 정치적 목적으로 연결시킨다면 순수성을 너무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한 것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해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정을 주장하는 측에선 행정 비효율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안을 주장하는 쪽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시키기 위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선 당장의 불편도 감소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주장은 참으로 단견이다. 만일 수도를 이전하고 지방에 행정도시를 만들어 지방이 다 잘 살게 된다면 정말 좋은 일이고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내 지역구인 과천만 봐도 주거지역으로 좋은 것 외에는 사실상 다른 발전이 별로 없다. 20년전 7만명이던 인구가 지금도 7만명이다. 대전에도 몇개 청이 갔지만 주말 되면 다 올라온다. 차라리 정말 큰 기업 본사 하나 간 것 보다 못하지 않느냐"
"브라질리아, 캔버라, 앙카라 주변이 발전해야 하는데 주변은 허허벌판이다. 수도 이전으로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비해 주변 개발은 전혀 안됐다. 지방균형발전이라는 것은 행정을 옮긴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노 전 대통령도 (충청) 주민을 속였다고 본다. 정말 지방 균형발전을 하려했다면 지방분권을 했어야 한다. 지방에 예산권, 재정권, 조세권, 인사권을 주고 스스로 권한을 갖고 발전할 수 있게 해야지 그렇지 않고 행정관청 몇개 옮겨서는 결국 주말이면 전부 서울로 올라올 것이다"
-이 대통령이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거짓을 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그 부분은 당연히 비판받을 수 있다. 정치인은 선거때 그 공약이 실천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 공약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에 관해서는 당연히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을 대운하로 본다. 이유는 낙동강에 필요 이상의 수량을 확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터무니 없는 소리다. 낙동강은 길이가 길다. 반면 영산강은 짧다. 강이 길고 넓으며 홍수위험도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운하를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통령이 대운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그것을 뒤엎고 국민 앞에서 정치를 할 수 있는가?. 또 임기도 3년 밖에 안남았다. 언제 운하를 할 수 있겠나"
-홍수가 목적이라면 수계별로 하는 게 맞지 않나.
"빠른 시일에 공사를 끝내야 한다. 공사 도중에 홍수가 나면 그동안 투입된 돈이 날아간다. 기후예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홍수가 많이 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공사를 마치는 게 좋다. 공사를 빨리 못마쳐 홍수피해를 입으면 엄청난 손해를 본다. 대표적인 게 새만금 사업이다. 1년에 3분의 1씩 공사비가 더 들어갔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공사비가 많이 들고 제방을 쌓아놓아도 홍수가 나면 싹 무너지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경부고속도로나 영종도 공항 건설 등이 비슷한 사례다. 중국은우 지금 해안에서 내륙으로 수천킬로미터 철도를 놓는데 그것도 공사 시간이 2년이다. 몇천킬로미터 철도를 놓으면서 공사 시간이 2년인 것은 같은 이유다. 그래서 야당 주장은 터무니 없다"
-공사기간 3년이 2012년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것은 결과로 오는 것이다. 아까 언급했듯이 중국은 수천킬로미터 철도를 놓으며 공사기간을 2년으로 했다. 최대한 절약을 위해 공사시간이 짧은 게 가장 이상적이다. 계산을 해보면 최단기간이 3년이다. 만일 2년으로 줄일 수 있으면 더 좋다. 그러나 최대한 공사기간을 줄여도 3년이 걸린다. 야당에서는 계산을 해보니 대선 1년전이고 청계천 악몽이 있어 공포감을 갖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공사기간을 4년으로 하자는 얘기도 나오는 것 아닌가. 결국 그것은 대선 공포증 때문이라 본다. 그러나 우리는 만약 2년안에 공사를 끝낼 수 있으면 2년안에 마치고 싶고 1년 6개월에 마칠 수 있다면 더 좋다. 그러나 아무리 빨리 끝내도 3년이 걸린다"
-4대강 기공식을 광주 영산강에서 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은 야권분열책동이라고 비판한다.
"그건 참 유치하고 비열한 생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선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하는데 그 지역 자치단체장이 예의상이라도 오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와야 하는 것이다. 또 그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자치단체장은 당연히 환영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은 정치문제와는 떨어져 있다. 지역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게 우선이다.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에게 뭐라 얘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치한 일이다"
-그런 부분을 여권이 악용한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과 발상 자체가 유치하고 비열한 생각이다. 어떻게 사람의 성의를 그런 식으로 곡해할 수 있나. 그게 어째서 역이용인가. 그 사람들 생각이 유치하다. 자기 지역에 도움되는 일이라 참석한 것이고 환영한 것인데 그것을 정치와 연결시키면 안된다"
-세종시, 4대강 모두 야권의 반대 보다 여권 내부의 갈등 봉합이 더 시급해보인다.
"나는 큰 문제 없으리라 본다. 야당때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격렬하게 경선을 치렀다. 사실은 그 경선이 흥행에 상당히 도움됐다. 물론 그 후유증으로 친이·친박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두 계파가 공유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진다면 언제든 단합이 된다. 대표적인 게 지난 대선에서 일단 정권창출을 해야 한다는 점에 친이나 친박 모두 목표가 같았고 단합해 대선을 치렀다. 경선과정에서 갈등이 심했지만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는 서로 힘을 합했다. 미디어법 처리때도 처리해야 한다는 목표가 같았기 때문에 친이·친박 가릴 것 없이 몸싸움도 해 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세종시 문제는 다르긴 하지만 (양측의 간극을) 조정해 공통의 목표를 갖도록 만들어만 주면 큰 분쟁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있다"
-세종시 문제에서 친이·친박간 이견이 조정되리라 보는가.
"그렇다. 공통의 목표만 만들면 된다"
-세종시 문제에서 친이·친박간 공통의 목표가 무엇이라 보는가.
"진행과정을 두고보면 알 것이다. 우리가 인식 폭을 좁히면 되는 거 아닌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4선 의원이다. 정치적 목표가 있을텐데.
"야당 원내대표로 정권교체를 이룬 뒤 나에게 당 대표를 하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나는 국회 쪽으로 가기위해 지난번 국회의장 선거에도 나섰다.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졌지만 지금도 국회쪽이 내게 맡다고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14년간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 당원이 나를 도와줬기 때문이라 당원의 뜻에 따라 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하고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당원 뜻을 어겨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꼭 말한다면… 지난번에도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 출마했고 지금도 다르진 않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경험이 당에 필요하다면 당을 위해서도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당원의 뜻을 물어보고 그 뜻에 따라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