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선으로 많은 포부 갖고 국회에 들어왔는데 출발부터 가슴이 꽉 막히고 답답했다. 선배들이 새로운 관행 만들어달라"

    한나라당 초선인 김선동 의원의 푸념이다. 김 의원은 30일 자당의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 '민본21'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이런 주문을 받은 사람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아닌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였다. 특정 정당 의원 모임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상대당 대표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 ▲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화ㆍ타협ㆍ상생의 정치를 위한 초청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화ㆍ타협ㆍ상생의 정치를 위한 초청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구나 국정감사와 10월 재보선 등 여야 경색국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자리라 더 관심이 쏠렸다. 이 원내대표도 민본21의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간담회 주제는 여야 소통과 상생'이었는데 김 의원의 첫 질의에 이 원내대표의 답변은 "선배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참석한 의원들 모두 웃었다.

    김 의원 말처럼 18대 국회는 출발부터 어긋났다. 3달 가까이 지연된 국회 원구성부터 미디어법 통과 과정에서 여야 충돌까지 초선 의원 비율이 더 증가했음에도 이런 구태는 17대 국회에 비해 더 악화됐다는 평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런 낙제평을 "여야 정권교체란 특수한 상황"으로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질의에 "잘 아는 것처럼 정권교체가 됐고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란 큰 거대여당이 탄생한 반면 야당은 (17대 총선에서)150석 이상(152석)이던 정당이 83석으로 반토막 났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생기고, 이게 도화선이 돼 시민단체가 직접 광장으로 뛰어나왔다. 그런 속에서 (민주당은) 강경투쟁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이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아니었는데 "그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심했지만 나 역시 강경투쟁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당시) 장외투쟁 선택은 야당으로선 피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가긴 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굉장히 험난했고 길을 찾는 게 어려워 시간이 걸렸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를 열어놓고 병행투쟁을 했다면 한나라당이 힘들었을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볼썽사납던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내 고충을 하나 말하겠다"고 운을 뗀 뒤 "7월 17일 제헌절을 앞두고 15일 레바논 파병동의안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약속했고 그래서 본회의장을 개방했다. 그때 여야 동수로 본회의장에 남기로 약속했는데 (미디어법 처리 당일인 22일) 9시 20분쯤 원내대책회의를 하는데 한나라당이 약속을 깨고 본회의장에 입장해 의장석을 점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나는 야당 원내대표로 (소속 의원의) 의장석 점거요구를 수차례 거부했다.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거듭 김 의원에게 "이런 선배도 있다"고 농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