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해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한 전직 대우자동차 사원에 의해 제기돼 눈길을 끈다.

  •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 연합뉴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 연합뉴스

    GM대우에서 2년 근무한 것을 포함해 대우자동차에 9년간 몸을 담았다고 밝힌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대호씨는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에 '쌍용차 사태를 보고-김우중이 아쉽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쌍용차는 매우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희박한 확률을 보고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할 사람은 이 지구상에 김 전 회장 딱 한사람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보면 쌍용차가 살아날 확률이 0.1%도 안되지만 10년 내 설비 증설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국내외 50만대 이상 규모의 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을 본다. 나아가 인수 합병을 통해 수 백만대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씨는 '김우중 카드'를 언급하며 쌍용차의 회생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은 23조원의 추징금 때문에 무일푼이지만 가족 돈을 종자돈으로 댄다면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의 쌍용차 인수를 주장했다. 김 소장은 "그의 건강, 열정, 가족 동의, 은행과 국민 정서가 허용할지는 모르지만 그가 쌍용차를 인수하고 그가 지휘하는 한국 최고 자동차 회사 경영·관리자 사단이 투입되고 그가 지구를 돌며 자동차 세일즈맨 노릇을 하는 길 외엔 (쌍용차에) 어떤 길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피력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대한민국은 노 전 대통령만 버린 것이 아니라 김 전 회장도 버렸다. 둘 다 크게 성공했고 동시에 크게 실패했지만 여전히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라고 평가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소신공양으로 수십년 걸쳐 할 일을 한꺼번에 다 해버렸지만 김 전 회장은 남아 있는 창의, 열정을 태우지도 못하고 속절없이 늙어가고 있다"며 "김 전 회장의 가치인 세계경영, 제조업 중시, 근면, 도전, 희생정신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쌍용차사태와 관련한 글에서 "(내가) 오죽했으면 김 전 회장을 들먹이겠느냐"며 "김 전 회장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게 강하고 그 가능성도 크게 본다. 실패한 만큼 노하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 세일즈맨으로서 능력이 있다. M&A 능력과 금융 능력도 있다. 자동차 회사를 경영할 사단도 모으려면 모을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전 회장은 대우사태로 5년여 해외도피 후 2005년 귀국했다. 그는 대우그룹 5개 계열사에 대한 41조원 상당의 분식회계, 금융관련 9조원 상당의 불법대출, 200억 달러 재산해외유출 혐의 등으로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7조9253억원,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한편, 김씨는 쌍용차 사태에서 "노조와 민주노총, 그리고 이들의 철학과 투쟁노선을 옹호한 자칭 진보정치세력은 철저하게 패배했다"며 "특히 노조에 '도장공장 점거를 통해 10~20만명의 생존권을 인질로 잡으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줄 것'이라는 비전을 제공한 진보·좌파 이론가, 전술가들의 지독한 무지·무책임이 폭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쌍용차 사태가 격렬하게 진행된 이유 중 하나로 "쌍용차 노조와 한국 완성차 공장 노조가 지난 20여년간의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노동 양과 질에 비해 근로조건을 너무 높여 놓았기 때문에 정리해고의 충격이 너무나 커져버린 것"을 들며 "솔직히 쌍용차에서 떨어져 나온 노동자들은 평생동안 쌍용차만큼 근로조건이 좋은 회사에 다시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쌍용차 노조를 전략적으로 지도한 민노총, 자칭 진보 정치세력, 진보 지식사회의 금융시장과 기업인수 합병시장에 대한 지독한 무지가 소모적 갈등을 키웠다"며 "이들은 하나같이 쌍용차 노조 투쟁 도우미처럼 행동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맹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