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배구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강호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루나파크에서 열린 월드리그 B조 예선 7차전에서 박철우와 문성민 좌우 쌍포의 활약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3-2(32-30 25-20 21-25 22-25 15-10)로 눌렀다.

    예선 전적 3승4패로 승점 2점을 추가해 9점을 확보한 한국은 B조 3위로 뛰어오르며 결승라운드 진출 가능성에 불씨를 지폈다. B조에서는 세르비아가 승점 13점(4승3패), 프랑스가 승점 11점(4승3패)으로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도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해 승점 9점을 얻었으나 점수 득실률에서 한국에 뒤져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트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기면 승점 3점을, 3-2로 이기면 2점을 준다. 2-3으로 아깝게 진 팀도 승점 1점을 딸 수 있다.

    6개국이 겨루는 이번 대회 결승라운드에는 4개 조에서 각 조 1위 팀이 진출한다. 개최국인 세르비아는 자동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세르비아가 속한 B조에서는 세르비아가 1위를 차지하면 2위가 결승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세르비아가 2위 이하로 떨어질 때는 1위가 나간다. 결승라운드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은 나머지 국가 중 성적이 제일 좋은 국가에 돌아간다.

    수원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아르헨티나(세계랭킹 12위)와 한 경기씩을 주고받은 한국은 이날 세터 권영민의 손끝에서 시작된 좌우공격과 중앙속공이 터지면서 경기 초반 우위를 지켰다. 1세트 한국은 라이트 박철우와 레프트 문성민 쌍포가 나란히 7점을 올리면서 좌우에서 아르헨티나를 공략했다. 하지만 파쿤도 콘테에게 박철우와 문성민의 스파이크 공격 3개가 잇달아 걸리면서 20-20 동점을 허용한 뒤 시소경기는 30-30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상대팀 선수의 서브 범실에 이어 권영민의 서브를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 올리지 못하면서 1세트를 가져왔다. 한국은 2세트에도 19-19의 접전에서 세터 권영민의 지능적인 볼배급으로 하경민의 중앙 속공과 박철우의 오른쪽 날개 공격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3세트에서 아르헨티나의 블로킹에 막혀 추격을 허용했고 4세트에서도 초반 잇따른 서브 범실에다가 상대의 강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또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한국은 5세트에서 6-5로 앞선 상황에서 박철우가 스파이크 공격을 3개 연속 성공하면서 9-6으로 리드를 잡은 뒤 아르헨티나의 서브 범실로 혈전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박철우가 28점, 문성민이 20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김호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오늘 최고 컨디션으로 경기를 했다"며 "박철우가 너무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800여 명의 교민이 입장해 대표팀을 응원했다. 대표팀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아르헨티나와 원정 2차전을 벌인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