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 투신 자살 사건에 '이 비극 책임은 노무현씨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번엔 노 전 대통령을 '노무현 선생'으로 부르며 "과거 어느 국민장도, 심지어 단 한번 있었던 국장도 이번 노무현 선생의 장례식처럼 거창하고 요란하지는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왜 이렇습니까. 왜 이래야만 합니까. 내가 보기에는 이번 국민장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가 잘못됐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오늘의 17대 대통령을 지지한 1150만명은 '입 다물고 가만 있거라' 는 것이냐"고 따져물으며 "1000여개의 방장 뒷면에는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써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이것은 내 시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냐, 아니면 그저 착각일 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과거 국민장을 거행한 인사들을 거론한 뒤 "74년에 육영수 여사, 3년 전에는 최규하 선생, 그리고 3년만에 노무현 선생이 국민장의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한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법 조항은 없다. 이승만 윤보선 두 대통령은 유족이 가족장을 고집해 국민장이 치러지지 않았다"며 "국장이 꼭 한번 있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26 사태로 세상 떠나고 9일 만에 있었다"고 술회했다.

    다음은 김동길 교수 글 전문

    ◆2009/05/28(목) -국민장 중에도 국민장입니다- (393)
     
     
    오래 산 탓으로 이 나라의 국장과 국민장을 다 겪었습니다. 김구 선생께서 안두희 총에 맞아 쓰러진 뒤 처음 국민장이 치르어졌습니다. 1949년의 일이었습니다. 55년에는 김성수 선생이, 56년에는 신익희 선생이 세상을 떠나니 당연히 국민장이었고, 60년에 조병옥 선생, 64년에 함태영 선생, 66년에 장면 선생, 69년에 장택상 선생, 72년에 이범석 장군, 74년에 육영수 여사, 3년 전에는 최규하 선생, 그리고 3년만에 노무현 선생이 국민장의 영예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자살한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법의 조항은 없습니다. 이승만·윤보선 두 대통령은 유족들이 가족장을 고집하여 국민장이 치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웅산 사건에 희생된 17인을 위해 합동 국민장이 집행됐지만 그것은 예외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국장이 꼭 한번 있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10·26 사태로 세상 떠나고 9일 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어느 국민장도, 심지어 단 한번 있었던 국장도, 이번 노무현 선생의 장례식처럼 거창하고 요란하지는 않았습니다. 왜 이렇습니까. 왜 이래야만 합니까. 내가 보기에는 이번 국민장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가 잘못되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오늘의 17대 대통령을 지지한 1,150만은 “입 다물고 가만 있거라”는 것입니까. 1,000여개의 방장 뒷면에는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쓰여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이것은 나의 시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그저 착각일 뿐 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