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 뉴데일리
    ▲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 뉴데일리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애국 마케팅’이 줄을 잇고 ‘세계 속의 한국’이 자랑스레 이야기되지만, 오늘날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한국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사정은 일찌감치 근대국가를 형성한 영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0여 년간 영국 지식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주제 가운데 하나는 잉글랜드적인 것이란 과연 무엇이며 영국적인 것이란 과연 무엇인가였다.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세력구도가 변화하고 옛 식민지로부터 유입된 소수집단들이 증가하면서, 그리고 유럽통합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유럽의 각 국민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금 묻게 되었다. 다민족 국가로서 영국의 고민은 더욱 심각했고, 영국성(性)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자문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박지향 교수의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은 영국인들의 국민 정체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논의되고 다시 만들어졌는가를 추적한다. 그러는 가운데 그들의 환경과 몸과 신화와 정신이 ‘영국적’이라는 커다란 개념 안으로 융합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물론 “신은 영국인”이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영국인들의 자부심과 자기 확신은 때로 ‘너무나 영국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이야말로 영국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단면이자, 우리가 한국적인 것을 찾아나가고 만들어가는 데 가장 유용한 부분인지도 모른다.
    기파랑 펴냄, 535쪽,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