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간은 없다 ⓒ 뉴데일리
    ▲ 중간은 없다 ⓒ 뉴데일리

    거리를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였던 2002년 대선은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켰고, 취임 두 달 뒤에 75%를 기록했던 대통령 지지도는 2006년에 7%까지 하락했다. 지지도가 지도자의 정치적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철학과 이념적, 정책적 결정이 국민 삶의 행불행을 좌우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새로운 선택 앞에 놓인 우리가 명석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 들뜨기보다는, 냉철하게 과거의 경험을 되짚어 보는 일일 것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유사한 상황에서 우리와 비슷한 역경을 헤쳐나간 다른 나라 다른 지도자의 경우를 살펴보는 일은 후회할 선택을 피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처에 주목한다. 한때, 세계 최강국의 위용을 자랑하던 대영제국이 2차 대전 후 영국 사회에 만연하던 의존주의, 집산주의에 좌초하여 소위 ‘영국병’에 걸린 유럽의 환자로 전락했을 때, 대처는 국민에게 그 옛날 ‘위대한 영국’의 영광을 돌려준 위대한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대처가 보여준 정치적 리더십은 오늘날 우리 사회처럼 진정한 리더십이 절실한 곳에서 더 큰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돌아가고 싶으면 당신들이나 돌아가시오. 나는 돌아가는 짓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라는 확신에 찬 대처의 강인한 리더십은 수많은 적을 만들기도 했지만, 바로 대처주의 혁명을 추진한 동력이었다. 2007년 한국은 어떤가. 국가 정체성의 왜곡, 극단을 치닫는 계급 계층 간 갈등, 정치권력화한 강성노조, 경쟁력을 상실한 공교육, 비대한 정부의 부패한 관료주의, 사회의 도덕 불감증···. 1970년대 영국병과 비슷한 ‘한국병’에 고통받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마거릿 대처의 삶과 도전은 새로운 미래의 선택을 위한 귀중한 모범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대처 여사처럼, 규제만을 일삼는 국가를 통제하고 개인의 노력과 창발성을 부추겨줄 지도자, 이익집단들의 분파적 이기주의를 제어할 수 있는 지도자, 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짓밟는 하향평준화를 멈추고 근면과 노력과 수월성이 인정받는 사회를 확립하는 데 앞장설 지도자가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이 시점에서, 국민에게 다시 한 번 자신감과 목표 의식을 회복시키고 대한민국을 ‘최고의 나라’로 만들어 갈 지도자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과연 언제쯤 우리의 대처는 나타날 것인가?

    기파랑 펴냄, 312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