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일의 길, 바로 가고 있는가 ⓒ 뉴데일리
    ▲ 통일의 길, 바로 가고 있는가 ⓒ 뉴데일리

    두 원로는 정책 입안자의 편의에 따라 달라지는 통일정책과 북한의 눈치만 살피는 통일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민족 최우선’을 내세우는 통일은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드높인다.

    “결국은 북한과 통일을 논의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왜’ 통일을 해야 하고, ‘어떤’ 통일이 되어야 하느냐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유와 기본 원칙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부터 형성해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는 절대로 양보해선 안 됩니다. 이 원칙을 북한 지역에 적용하는 통일이 아니라면 통일 자체를 논의할 가치조차 없음을 분명해 해야 합니다. 아무리 통일이 바람직하다고 해도 기본 인권과 자유를 저버리면서까지 통일에 집착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의 체제 중 어느 쪽이 더 우월한 체제인가는 이미 증명되고도 남습니다. 우리 경제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비해 북한은 옛날에 잘 나가던 경제를 저렇게 망치고 주민들을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마당에, 어떻게 그쪽 체제를 따라가야 한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아무래도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강경식

    꼭 하나의 나라로 정치적 통합을 이루어야만 통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두 원로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오히려 정치적 통합만 내세우느라 연방제 통일 혹은 흡수통일을 내세우는 안이한 정책 입안을 꾸짖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통일해야 통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 서로 투자도 할 수 있고 사람이 왕래할 수도 있고, 심지어 같은 화폐를 쓸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 간에도 꼭 정치적으로 통일해야만 통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선 남북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촉도 하고, 왕래도 하고, 경제활동도 하면서 비정치적, 기능적 통일을 지향하는 방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기주

    오히려 중국-대만, 중국-홍콩처럼 자유로이 왕래를 하면서 북한과 남한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을 허무는 것이 통일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두 원로는 북한이 붕괴된다고 해서 바로 통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루아침에 통일이 되는 일은 그 가능성도 지극히 희박하고 그런 통일은 커다란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본다. 착실히 준비한 독일도 통일 후유증을 크게 앓았기 때문이다.
    단계적으로 시간을 두고 서서히 통일을 이루어야 하며 통일 때문에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태 전반에 관하여 미국 및 일본, 중국과 러시아와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을 확보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는다.

    기파랑 펴냄, 200쪽,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