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니까, 논술이 희망이다 ⓒ 뉴데일리
    ▲ 그러니까, 논술이 희망이다 ⓒ 뉴데일리

    저자는 대학에 재직하면서 10여 년간 논술 문제를 출제해왔고, 채점해왔고, 또 고교 논술교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계속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한국의 교육이, 특히 입시 위주의 고등학교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를 실감했고, 가장 희망적인 해결책을 바로 논술에서 찾았다. 저자는 논술을 단순히 시험의 방식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기존의 암기 위주의 딱딱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지식을 축적해야 하고, 그런 지식을 배양하기 위해서 교사는 보다 창의적인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찍기 선수’를 뽑을 것이 아니라, 출제자와 평가자의 건전한 주관을 통해 대학의 임무인 지식 생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더구나 이런 교육의 패러다임은 7차 교육과정 교과서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대학의 전형방법이 ‘객관식’ 위주이다 보니, 학교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교과서를 외면하는 데서 생기는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이 수험생의 선발방식과 기준을 바꾸면, 고등학교 교육은 당연히 변화할 것이고,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객관주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획일주의, 권위만 앞세우는 관료주의 병폐기 치료된다면,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행복한 세상이 올 수 있으리라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모든 논술은 통합논술일 수밖에 없음을 역설하면서, 논술의 근본 취지에 충실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동요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오늘날 한국의 교육을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논술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고, 교과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며, 학생들은 논술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부록에서는 랑스의 바칼로레아나 국내 주요 대학의 논술문제들을 직접 풀어가면서 수험생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사고하고, 제시문을 어떻게 읽고, 자신의 논지를 어떻게 결정하고, 문장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실증적으로 예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이 ‘논술적’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고비용의 사교육에서 해답을 찾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교과서에 충실한 풍토가 형성된다면 한국 교육의 미래에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의 실마리가 바로 논술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기파랑 펴냄, 240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