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7일 사설 '전교조와 맺은 단체협약 내용은 이런 요지경판'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전교조 등 3개 교원 노조에 2004년 4월 맺은 단체협약을 해지(解止)하겠다고 통고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전교조 등에 단체협약 192개 조항 가운데 문제가 있는 21개 조항의 개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자 해지 통고를 한 것이다. 서울지역 교사 중 전교조 소속이 1만580명이고 한국교원노조·자유교원조합은 합쳐서 230명밖에 안 되니 단체협약은 사실상 전교조와 맺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체협약 주요 내용을 보면 '교사 출퇴근기록부를 폐지하라', '학력고사 평가 발표는 안 된다' '수업계획서 제출은 안 해도 된다' '방학 중엔 근무시키지 말라', '주번·당번 교사 제도를 없애라', '교사를 휴일에 학교 나오게 하면 안 된다'고 돼 있다. '학교 인사자문위원회는 교사들과 협의해 구성한다'는 조항도 있다. 한마디로 교장·교감은 교사가 지각하건 결석하건,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건 게으름을 피우건 일절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다.

    전교조가 촌지 거부 운동으로 학부모 박수를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전교조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밖에 들어 있지 않은 듯하다. 교원평가제 반대와 학력고사 결과 발표 결사 반대도 그렇고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 갖자고 하는 것도 누가 열심히 가르쳤고 누가 게으름을 피웠는지 드러나는 걸 막겠다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

    전교조가 얄밉고 속보이는 것은 이렇게 제 밥만 챙기면서 입만 열면 '참교육' 어쩌고저쩌고 하고 있고 무슨 회의만 열면 맨 처음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부르면서 민주 인사 행세를 하려 든다는 것이다. 전교조도 이제 속이 들 때도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