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 상가들이 높은 공실률과 낮은 운영 수익률을 견디다 못해 리모델링과 개명을 통해 백화점식 운영 방식을 도입하거나 아예 사무실 임대 전용 빌딩(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화점식 영업방식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화려하게 오픈한 케레스타다. 부도로 쓰러졌던 서울 동대문 '거평프레야'가 10년 만에 백화점식 쇼핑몰로 다시 부활했다. 케레스타의 전신인 거평프레야는 1996년 9월 동대문에 들어선 최대 현대식 쇼핑몰로 1998년 건물 소유주 거평그룹의 부도로 일대 위기를 맞게 됐었다. 거평프레야 소속 상인과 임차인들은 임차인연합회를 구성해 1998년 7월 거평그룹으로부터 상가 소유권, 경영권, 주식 일체의 권리를 양도받아 자치경영에 돌입하며 관리회사 '㈜프레야타운'을 설립했다.

    부도 10년만인 2007년 11월 은행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자금 유치에 성공, 프레야타운에 설정된 채권을 회수하고 임차보증금도 상환하는 등 경영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총 700여 억원을 투자해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 3차에 걸쳐 대대적인 매장 리노베이션으로 탄생한 케레스타는 대지 면적 1만1410㎡(3451평), 연면적 12만4021㎡(3만7516평)로 동대문 최대 규모의 쇼핑,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하 6층부터 지상 23층까지 총 29개 층인 케레스타는 백화점, 수입명품 매장, 인기 연예인이 직접 운영하는 스타명품관, 전문 관광식당가, 사우나, 찜질방, 스파, 건강검진센터, 분야별 메디칼클리닉, 방송아카데미, 최신식 빌트인 시스템을 완비한 오피스텔, 스카이 뮤직파크 등이 들어서 상가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국가적인 문제로 비화되어 수많은 서민 계약자들에게 고통과 시련을 안겨주었던 시련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똘똘 뭉친 계약자들은 법정관리를 이끌어냈고 선 시공 후 분양 건축법 개정 시행 등으로 새 출발의 발판을 마련해 건설 산업을 정상화 시켰던 굿모닝시티도 하반기에 오픈을 준비 이다.

    굿모닝시티는 지하 7층ㆍ지상 16층 규모에 연면적 9만1928㎡에 4500개 점포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상가로 변신했다. 이에 더불어 올해 하반기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쇼핑몰 '굿모닝시티'는 영&펀(young & fun)마케팅으로 최고의 쇼핑몰로 거듭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에 발맞춰 패션과 예술, 재미가 한데 어우러진 새로운 쇼핑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와 패션쇼, 휴식 공간 등을 마련하여 상권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2005년 6월 서울 은평구에 오픈한 초대형 복합 쇼핑몰 ‘팜스퀘어’는 지하 8층, 지상 16층 연면적 9만9000여㎡에 이르는 규모로 서울 서북부 지역의 초대형 복합쇼핑몰로 주목을 받았지만 영화관을 제외한 모든 매장이 입점률이 저조하여 한동안 문을 내려야만 했다. 최근 백화점식 방식을 도입해 재 오픈한 팜스퀘어 백화점은 2001아울렛, 킴스클럽 등 유명 브랜드 업체를 입점시켜 상권 활성화를 꾀하고 있으며 상층부에는 훼딩홀과 문화센타를 유치하여 고객을 집객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근 은평뉴타운이 수혜상권으로 기대된다.

    명동에서 오픈 했다가 상권 활성화에 실패한 후 문을 닫았던 하이해리엇이 타비뚜라는 명칭으로 다시 오픈 하였다. 지난 2006년 오픈한 하이해리엇은 명동에서도 노른자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과대 광고를 통한 사기 분양 논란에다 관리 부실까지 겹치면 지난해 내내 개점 휴업 상태였다. 역시 분양주들의 주도 하에 이번에 재오픈한 타비뚜는 기존 동대문 쇼핑몰 방식에 브랜드 아웃렛을 결합했다. 현재 영업 중인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여성 영캐주얼과 캐릭터 캐주얼 아웃렛 매장으로 꾸며 각각 15개의 브랜드를 유치했다. 이달 중으로 순차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지상2~7층은 동대문 쇼핑몰처럼 비브랜드 매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오피스 시장이 호황을 누림에 따라 아예 업무용 오피스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05년 3월 오픈한 성남 분당구 수내역 인근 애견 전문 쇼핑몰 '쥬쥬시티'는 개점한 지 6개월 만인 2005년 9월 말 문을 닫았다. 분양률이 낮고 임차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데다 운영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 현재 이 건물은 통째로 외국계 펀드 넘어가 오피스빌딩으로 전환되었다.

    분당 서현역 인근 테마상가 '시마 1020'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에도 미분양 상가를 일부 사무실로 전환했던 이 상가는 분양률이 50~60%에 그치는 바람에 시행사측에서 금융 비용을 치르지 못해 한신상호저축은행이 출자한 판타곤이라는 회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판타곤측은 이 건물을 하층부는 편의점 음식점 등의 근린생활시설,상층부는 사무실로 전환하였다. 이 밖에 서울 남부터미널 국제전자센타 쇼핑몰 역시 오피스로 전환하였다. 통상 연면적 3만3000㎡ 이하 오피스 빌딩은 상가에 비해 3.3㎡당 임대료가 적다는 장점도 전환하는 데 작용을 하였다.

    상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권 활성화에 실패한 테마상가들이 최근 리모델링이나 개명을 통해서 재오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 상가투자나 입점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많은 상가들이 백화점식 운영방식을 채택하거나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무늬만 백화점인 경우가 허다하며 단순 모방식 처방은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분양주가 많은 상가일수록 상권 활성화를 위한 비용과 노력이 상당히 요구되며 공격적인 마케팅, 쇼핑몰의 이미지 탈피, 경쟁력 제고 등 전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상가 전문가는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상권에서 브랜드 아웃렛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와 비브랜드 의류 위주인 동대문에서 백화점식 MD 구성이 통할지 관심”이라면서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할인점 등의 급성장으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패션쇼핑몰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