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행, 성폭언, 여성 비하, 음주폭행…'

    그동안 한나라당이 관련돼서 구설수에 오른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번엔 또 '성접대'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 '국감 술자리' 파문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임인배·김태환 의원)이 연루됐다고 알려진 것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은 서둘러 사태진화에 나섰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이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지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고 인명진 윤리위원장도 국회브리핑에서 증거가 발견되면 엄중하게 징계하고 사법 당국에 수사의뢰까지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국감 술자리'에 있었던 임인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간단한 술자리는 인정했지만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며 반박했지만 상대 진영의 공격은 매섭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연이어 "구태정치의 '콩쿨대회'다", "사법당국은 엄정하게 처리하라", "한나라당은 공당으로서 존재이유와 가치가 없는 집단"이라면서 비난 일색의 성명을 내고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여성'관련 사건에 '전력'이 많다. 이명박 대선 후보의 '맛사지걸'발언 파문과 강 대표의 성희롱 발언, 최연희 의원의 기자 성추행 논란, 이재웅 의원 여성재소자비하발언, 정석래 당원협의회위원장 제자 성추행 등 한나라당은 '여성'관련 사건들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한나라당은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 '관련자를 엄중 문책 하겠다' '행동거지 조심하자'는 등의 말만 늘어놓았을 뿐, 결국 '고질병'처럼 재발하는 것 같다.

    5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 공당으로서 겸손은 없고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올 만도 하다. 당 관계자는 "올연말 대선이 '이명박 대 이명박'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이 최근 사태를 보면 정확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좀더 낮은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접대'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성 접대'를 받았고, 문제의 발단이 되는 술자리엔 항상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는 것 만으로도 한나라당에겐 뼈아픈 점이다. 

    한나라당 양성평등본부(본부장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도 성명을 내고 "참으로 부끄럽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로 우리 정치권 도덕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할 따름이다. '성접대' 논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자의 이름을 명백히 공개하고, 출당조치 및 의원직 제명 등 단호하고 확실한 후속조치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