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당에 들어서자 마자 ‘발가벗은 동자상’과 한번에 눈이 마주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부처님, 아들을 낳게 해 주시어요…
    경북 김천시 최대의 사찰 직지사. 서기 418년 신라 눌지왕 때 개창되어 1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직지사에는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전설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비로전 내에 있다.

    천개의 불상을 모시고 있어 천불전이라고도 하는 비로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삼천불 중 현겁 천불을 모신 곳이다. 천불상에는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부처의 천가지 모습을 불상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그 모습이 제각기 달라 천불전은 흡사 사방의 모든 부처님을 모셔놓은 듯 장엄하다.

    그 수 많은 불상 중 독특한 불상이 하나 있다. 바로 발가벗은 동자상.

    이 발가벗은 동자상에는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영험한 힘이 있다. 법당에 들어가 첫눈에 이 동자승을 보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것이다.

    사실 천 개의 불상 중에서 동자상을 찾기는 쉽다. 아들 낳기를 소원 하는 여인이 마음을 설레이며 찾아와서 먼저 보라고 동자상을 중앙에, 그것도 세워 놓은 것만으로도 부족해 그걸 쉽게 찾으라고 천불은 금색으로 바꾸고 동자상은 흰 색으로 구별하여 세워 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왠지 아들 낳기를 원하는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시려는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마음이 아닐까. 

    나에게 깨달음을 줄 부처는 어디에…
    ‘천 개의 불상’을 모셔 놓았다고 하여 천불상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진 비로전.

    비로전의 영험함은 익히 알려져 있어 천불전 하나만 보러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천불전은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주는 곳이다. 불경에 의하면 천불 중에는 나와 인연이 깊은 부처가 꼭 하나 있다고 한다. 천불전에 들어가서 절을 한 다음 고개를 들어 천불상을 바라보는 순간 가장 먼저 나와 눈이 맞는 불상이 바로 자신에게 깨달음을 줄 부처라는 것.

    깨달음을 받기 위해 오늘도 사람들은 108번, 또는 천배, 삼천배의 절을 한다. 천개의 불상 아래에서 자신을 깨우쳐 줄 단 하나의 부처를 기다리듯,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한곳에 모아 기도한다.

    직지사, 천년의 유구한 세월을 모두 담아
    직지사는 서기 418년에 아도화상에 의해 세워져 1600여년 동안 고승들을 많이 배출한 절로 경내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절 안 주위의 울창한 오랜 소나무와 깊은 계곡의 맑은 물, 가을의 단풍이 절경이며, 주위의 조경과 잘 어울려 있다. 신라에 불교를 전해 주었다는 아도화상이 전국 곳곳에 절터를 찾아 다니다 금오산 위에서 지금의 자리를 가리키며 “바로 저곳이다” 하여 지었다는 절로 조선시대에는 사명대사가 나이 서른에 이 절의 주지를 맡기도 했다.

    직지사에서는 천년의 묵직한 세월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1000년 묵은 칡뿌리와 싸리나무 기둥의 일주문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 작품인 높이 1.63m의 석조약사 여래좌상(보물 319호)이 있다. 그밖에 대웅전 앞 3층석탑(보물 606호) 비로전 앞 3층석탑(보물 607호) 대웅전 삼존불 탱화 3폭(보물 670호) 청풍료(淸風寮) 앞 3층석탑(보물 1186호) 등 문화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