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술자리 발언'에 대통합민주신당(통신당)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마땅히 반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호재라는 판단에서다. 13일 당 부대변인을 통해 "천박한 여성관을 가진 이명박"이라고 논평한 통신당은 14일 오전 최고지도부 회의에서 "이 후보의 혀를 검증해야 한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으며 총공세를 펼쳤다.

    과거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부터 최근 이 후보의 '관기발언'까지 모두 꺼내 공격하고 있다.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경 최고위원은 "이명박 후보의 발언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계속적인 말이 나오기 때문에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 성매매 천국이라는 부끄러운 지적들이 세계 인권회의가 열릴 때 마다 제기됐고 관행적 성매매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기에 고교생들이 수학여행을 가서까지 성매매를 하는 경악할 만한 사태까지 일어난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라는 사람이 언론인들과 만나 성매매를 암시하는 얘기들을 버젓이 했다"면서 "그것도 여성 대변인이 있는 자리에서 얘기하고 무감각하게 넘어갔다고 밝혀진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성문제로) 여러차례 문제가 됐었다. 최연희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 강재섭 대표의 공개석상 음란발언, 당협위원장의 거리 성폭행 미수 사건 등이 있었고, 이 후보는 충북에서 관기발언을 하고, 한나라당이 계속 당과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해나가면서 성매매와 성희롱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도덕 불감증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혀를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이번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집중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언론은)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함부로 한다고 크게 다루지 않았느냐"면서 "이것은 윤리관과 연결돼 있는 문제로 보도도 안하고, 밝혀진 뒤에도 집중 검증하지 않고, 문제삼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세계적으로 망신당하는 발언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희 최고위원도 "이 후보의 발언을 보면서 정말 참담한 심경"이라며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들, (이미경 최고위원은) '혀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후보의 의식과 그간의 행태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김 최고위원은 "부동산 투기 등 여러 비리 의혹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의식과 그간 행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도자가 갖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한 뒤 "그동안 이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을 보면 정말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철저한 비하, 성매매에 대해 당연시 하는 태도를 보면서, 정말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인가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유찬씨가 지난번 폭로한 바 대로 이 후보가 뒤에서 지시해 기자에게 성접대하고 충북에 가서 관기 관련해 허접한 농담을 주고받고, 이번에 성매매 요령을 인생의 지혜라고 얘기하는 이런 수준의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수준인지 검증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인간관, 약자에 대한 인식, 성매매에 대한 생각 등을 검증할 때"라고 역설했다.

    전날 이 후보의 운하 공약을 두고 토론회를 제안한 통신당은 이날도 운하 문제와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어제 TV 대담에서 (본인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나올 것은 다 나왔다.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는데 도곡동 땅 의혹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나? BBK 금융사기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나? 제2의 론스타로 불리는 국제금융센터 특혜의혹이 판명됐느냐"고 따진 뒤 "단 하나도 사실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게 없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기회가 되는데로 하나하나 사실과 진실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어제 대담에서도 경부운하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는 외자로 유치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외국에서 투자하겠다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했더니 어제는 국내 기업자본으로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어느 기업이 생산성 낮은 여기에 투자하겠다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조일현 최고위원도 "부동산이나 돈, 땅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아직 스스로 시인한 것도 없고 분명히 드러난 것도 없다. 여전히 의혹"이라며 "정치는 인기보다 신뢰가 중요한데 그 신뢰는 도덕이고 정치인으로서 이 후보의 도덕성은 평가받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비판한 뒤 "많은 의혹에 손사래 칠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