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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새 대북정책과 관련, 보수진영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 의원은 9일 서울 장충동 선진화국민회의 회의실에서 보수진영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는 중도 보수단체인 선진화국민회의가 지난 4일 정 의원이 발표한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보수진영에서 거세게 일자 서로간의 견해를 교환하자는 차원에서 보수진영과 정 의원의 만남을 주선해 이뤄졌다.
새 대북정책을 발표한 후 정 의원은 어떤 토론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새 대북정책의 배경과 한나라당의 의중을 살필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이날 토론회는 비보도 비공개 원칙으로 기자들을 초청하지 않은 자리였지만 뉴데일리가 토론과정을 지켜봤다. 토론회가 시작되자 참석한 보수진영의 인사들은 쉴새없이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성토와 의문점을 쏟아냈다. 이날 토론회는 마치 정 의원에 대한 청문회 같았다.
새 대북정책을 발표한 한나라당과 여권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정 : 북한이 대한민국에 가장 고개 숙였던 때가 북측에서 외교부장 허담을 보낸 1992년이다. 당시 북측은 저자세로 남한과 이야기 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남북간 회담이 있기 전 국정원에 남측의 회담 전략내용을 미리 공개하라고까지 요구하고 있다. 여러번 북한과의 회담이 그렇게 연기됐던 것이다. 강하면 머리 숙이고 약하면 짓밟는게 공산주의자들의 습성이다.
한나라당이 남북간의 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시대의 흐름인 남북대화는 하되 현 정부처럼 북한에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당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목적이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지 않게 도와줬던 것이라면 한나라당은 실질적인 개혁 개방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또한 참여정부의 대통령은 한번도 서해교전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인도적 대북지원을 하더라도 안보에 대한 자세는 확고하다는 점이 다르다.
새 대북정책이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있다. 허겁지겁 만든것이 아닌가?정 : 선거용이 아니다. 비판 아닌 비판을 많이 받았다. 좋은 비판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알지 못하고 하는 비판은 사양한다. 한나라당은 인도주의를 일관되게 주장했다. 대북정책의 유연성과 탄력성은 한나라당 당헌 당규에도 나와있다. 십수차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의원총회도 했다. 6개월 이상 논쟁을 벌였으며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다. 3월에 발표 예정이었으나 7월까지 가지고 오게 됐다. 허겁지겁 만든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2월부터 강재섭 대표가 TF팀을 출범시켰던 만큼 꾸준히 준비한 것은 사실이다.
한나라당이 너무 급진적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정 : 한나라당은 직·간접적으로 대북채널을 가지고 있었고 오래 전부터 유연한 대북정책을 연구해왔다. 박계동 의원 등은 북과 여러번 간접적으로 대화를 했다. 북한은 겉으로는 한나라당의 집권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중도 표시했었다.
대북통인 정 의원이 새 대북정책을 발표했는데 누가 시킨 것인가 자진해서 한 것인가?정 : 물론 강재섭 대표의 지시도 있었지만 한반도 평화 비전은 오래동안 내가 생각해온 것이다. 선배님들이 이룩한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진영 뿐 아니라 많은 국민이 햇볕정책을 실패했다고 본다.정 :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여론은 70~80%정도 나온다. 나도 여론조사 결과에는 의구심이 들지만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국민이 60%가 넘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변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과거 한나라당은 북한의 적극적 공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이제는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 미·소 미·중 관계의 역사를 볼 때도 북한의 개혁 개방은 가능하다.
현재 대북정책이 한나라당 당론이 확실한가.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동의 했는가?정 : 사실상 이·박 두 후보는 새 대북정책에 대해 수락했었다. 박 대표가 최근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의 기본 대북 노선임은 분명하다. 물론 대선후보가 결정 된 후 후보의 철학이 가미되겠지만 확고한 정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약간의 수정은 가능하다.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을 살펴보면 당근만 있고 채찍은 별로 내놓고 있지 않다.
정 : 채찍은 있어야 한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에서 12년동안 정보위원을 담당했다. 대북문제에 독보적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레이건 정부의 대소 압박정책을 높게 평가한다. 북한 핵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했다. 대북정책은 한미간의 전략이 긴요하게 맞아야 한다. 미국은 김정일이 핵 포기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안다. 미국은 우선 핵을 봉쇄하는 유화책을 펼칠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 돈과 핵무기 폐쇄를 연결지을 수도 있지만 현재의 미국의 정책은 지루하게 끌고 갈 양상이고 한나라당도 변화에 따르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도준호(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정린(전 국방부 차관) 서경석(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현소환(국제언론인협회 본부이사 겸 뉴스앤뉴스 대표)씨 등 30여명의 보수 인사가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