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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신년 인사회를 계기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사무실을 공식 오픈하며 본격적인 경선레이스에 닻을 올렸다. 지지율 하락 때문에 다급해진 박 전 대표는 이날 신년 인사회에서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95평 남짓한 사무실에 국회의원 46명과 당원 및 지지자들을 포함해 2000여명이 참석했다.
사무실은 발디딜틈 없을 만큼 지지자들로 꽉 찼고 5층인 사무실까지 올라가는 데에만 10여분이 걸릴 만큼 이날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1층부터 5층 계단 전체가 마비될 정도였다. 행사장 안에 모인 사람들은 열기에 계속 땀을 흘렸다. 사회를 맡은 한선교 의원은 행사 시작 전에 "굉장히 더우시죠? 이곳은 뜨거울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열기를 더 끌어올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전투복'으로 불리는 바지 정장을 입었다. 9분여동안의 인사말에는 박 전 대표의 최근 심경이 모두 담겼다. 특히 그동안 '강한 여성'을 강조해 온 박 전 대표는 이날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총리를 자신의 이미지에 오버랩시켰다. 인사말에서 박 전 대표는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했듯이 한국이 앓고 있는 중병을 반드시 고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목에서 박 전 대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강경했다.
'박정희 향수를 자극한다'는 일부의 비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도 "나는 박정희의 딸이고 박정희는 내 아버지"라고 말한 박 전 대표는 "새해 첫날 부모님 묘소 앞에서 위기의 한국을 반드시 다시 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소리쳤다.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권을 향해선 "개혁세력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나라를 망쳤고 얼마나 국민에게 큰 피해를 입혔는지 봤고 경험했다"며 현 정권의 무능력을 역으로 질타했다.
박 전 대표는 ▲국가기강 확립 ▲중산층 복원 ▲빈곤층에게도 공평한 기회 제공 ▲분열의 정치종식, 4가지 국가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실업의 아픔과 빈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사이비 개혁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고 "국가지도자의 사심과 부정부패가 있는 한 국민화합은 불가능하다"며 "부패정치 파벌정치 지역정치를 청산해 진정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위기에 강하다는 점을 내내 강조했다. "2004년 탄핵 폭풍 속에서 당이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섰을 때 당과 나라를 살렸다. 지금 대한민국은 추락하느냐 도약하느냐의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 다시 어려운 결심을 하고자 한다"며 "한나라당을 살려냈던 심정과 각오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반드시 구해내겠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고 박 전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화답했다.
그는 또 상대적 강점으로 부각된 '도덕성'과 '신뢰'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국민과의 약속과 신뢰를 생명보다 소중히 지켜왔다. 앞으로도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을 것이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지지율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나타냈다. 그는 "올 12월 19일을 향한 긴 마라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진실된 마음과 정도를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지자들은 1분여 동안 계속 "박근혜"를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어진 행사에서 축사를 한 김용환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박 전 대표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잡고 투철한 안보의식을 지닌 분, 미래창조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분, 온화하면서도 강인한 리더십과 높은 도덕성을 지닌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분, 대선에서 좌파가 치열하게 전개할 네거티브 캠페인에 당당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승리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상임고문은 "박 대표를 모시고 한국의 대처 시대를 열어나가자"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전화 한 통화당 1000원의 후원금을 받는 ARS번호를 공개했다. 서상기 의원은 "필승번호를 구했다"며 후원전화번호를 공개했다. 서 의원이 지지자들에게 "30만 통화 밖에 안된다. 30만통을 일주일만에 달성하는지, 한달만에 달성하는지에 따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후원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서 의원은 마지막 인사말로 "우리의 소원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은 이날 박 전 대표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명단]
고조흥 고흥길 곽성문 권영세 김기춘 김기현 김무성 김병호 김영선 김용갑 김재원 김충환 김태환 김학송 김학원 문희 박계동 박세환 박순자 박종근 박진 박희태 서병수 서상기 신상진 심재엽 안명옥 유기준 유승민 유정복 이계경 이계진 이규택 이주영 이재창 이진구 이혜훈 전여옥 전재희 정갑윤 정진섭 정희수 진영 최경환 한선교 허태열





